철수 작전 앞서 '아프간 탈레반 장악·정부군 붕괴' 우려 제기
승전 자축하며 차량 퍼레이드 벌이는 탈레반 |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빠른 속도로 장악한 가운데 영국 외무부가 이미 지난 7월 탈레반의 급속한 진격을 경고하는 내부 보고서를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군과 동맹군의 철수와 함께 탈레반이 예상보다 훨씬 빨리 아프간을 장악하면서 인도주의 위기와 안보 위협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서방이 정세 파악과 대응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그간 제기돼왔다.
1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가 파악한 보고서 유출본에 따르면 외무부는 7월 22일 정부 각료들에게 아프간에서 미군 철수는 탈레반의 급속한 진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개되지 않은 이 보고서는 군이 떠난 후 아프간 도시들이 탈레반에 장악될 위험이 있다고 제시했다. 이는 영국이 8월 중순 철수 작전을 개시하기 3주 넘게 앞서 나왔다.
이 보고서는 이런 움직임이 도시의 몰락과 아프간 정부 보안군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으며 안보 상황이 악화한다면 대사관을 폐쇄해야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톰 투겐트하트 하원 외무특별위원장은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을 불러 영국의 아프간 철수에 대해 질의하는 과정에서 이 '주요 위험 기록부' 보고서 발췌문을 낭독하기도 했다.
영국 하원에 출석한 도미닉 라브 외무부 장관 |
그러나 라브 장관은 하원의원들에게 영국의 철수 작전 수행에서 가장 중요한 평가는 아프간 수도 카불이 올해 함락될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탈레반이 이렇게 빨리 아프간을 장악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한 점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이와 관련, 투겐트하트 위원장은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해당 문건은 정부가 제시한 것보다 훨씬 빠른 아프간의 변동성을 강조한다면서 당국의 '정보 실패' 가능성을 지적했다.
영 외교부 대변인은 이 문서에 대해 정보 평가가 포함되지 않은 보고서이자 잠재적 위험을 설명하는 내부 문서라면서 "이 문서가 아프간 상황에 대한 우리의 상세한 평가나 위기 전반에 걸친 우리의 공적 입장과 어긋난다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z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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