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수상작 발표
故 유영길 전 미국 CBS 서울지국 소속 영상 기자 |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1980년 5·18 민주화운동 초기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 최초로 TV 뉴스로 알린 사람은 고(故) 유영길 전 미국 CBS 서울지국 소속 영상 기자로 확인됐다.
1일 5·18 기념재단에 따르면 '제1회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비경쟁 부문 공로상 격인 '오월광주상'에 유 전 기자가 선정됐다.
유 전 기자는 1980년 5월 19일 광주 금남로에 계엄군이 투입된 상황을 처음으로 취재하고 보도해 5·18을 최초로 TV 뉴스로 알린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5·18의 참상을 최초로 세계에 알린 것으로 유명한 '푸른 눈의 목격자' 위르겐 힌츠페터보다 먼저 5·18의 참상을 알렸다.
그가 촬영한 영상은 5월 19일 당일 미국 CBS 이브닝뉴스를 통해 세계 최초로 방송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국제보도상 심사위원회가 유 전 영상 기자의 유족과 지인 인터뷰, 1980년 5월 19일 광주 동구청 상황일지, 미국 CBS-TV 뉴스, 5·18 당시 외신 보도와 국내외 학술 자료를 조사하고 검증한 결과다.
그의 보도 영상은 이날 5·18 기념재단에서 열린 수상작 선정 발표 자리에서 다른 수상작들과 함께 상영되기도 했다.
심사위원회는 "그의 영상 자료가 5·18 진상규명 작업과 광주 민주화운동을 기억하는 데 중요한 역사 자료로서 가치가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며 "유 전 기자를 시작으로 5·18 당시 다양한 언론의 취재기록과 언론인들의 증언을 재조명하고 체계화해가는 시작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경쟁 부분 최우수상인 '기로에 선 세계상'에는 벨라루스 독재 권력의 불법 선거를 고발한 다큐멘터리 '두려워마라(Don't be afraid)'를 제작한 벨라루스 출신 미카일 아르신스키가 수상했다.
이 작품은 지난해 벨라루스 대선에서 불공정 선거를 막고, 공정한 투표를 위해 독재에 맞서 싸우는 벨라루스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두려워마라 제작한 미카일 아르신스키 |
뉴스 부문에는 '미얀마군, 강제진압 수위 강화(Myanmar army steps up enforcement level)'를 취재한 미얀마 출신 노만과 콜린 영상기자가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영어 뉴스 채널 CNA 소속 양곤지국 영상 기자들로 미얀마 국부가 국민을 상대로 자행한 잔혹한 탄압과 폭력행위를 고발하고 국민들의 목숨을 건 저항을 다뤘다.
심사위원들은 "수상작 선정이 두 기자의 용감한 취재에 대한 격려이기도 하지만 군부독재에 맞서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미얀마 국민에게 세계인이 보내는 연대와 지지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특집 부문에는 이탈리아 출신의 브루노 페데리코 영상 기자가 취재한 '필사적 여정(Desperate Journey)'이 선정됐다.
그는 남중미 콜롬비아와 북중미 파나마를 잇는 험난한 협곡지대인 다리엔갭을 거쳐 미국으로 이동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몰려든 이주자들의 험난하고 위험한 여정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를 통해 이주민과 망명자가 왜 자신들의 고향을 떠나 험난한 여정에 나서는지, 미국에 도달하기 위해 어떤 위험과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며 그들이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안전과 행복을 향한 희망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려 노력했다.
이번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수상작 시상식은 오는 10월 27일 열린다.
수상자에겐 상금 1만 달러와 트로피가 수여된다.
힌츠페터 국제보도상은 민주화운동 현장에서 진실을 알리고자 분투하는 영상기자들을 위해 5·18 기념재단과 한국영상기자협회가 제정한 상이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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