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아동학대 피해자 '주소 노출 거부 신청' 더 쉬워진다

행안부·여가부, 등·초본 교부제한 신청절차·요건 간소화

가정폭력(CG) [연합뉴스TV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 "남편의 폭력을 피해 도망 나왔다가 남편이 주민센터에서 내 등·초본을 발급받아 새로 이사 온 곳을 알아낼까 봐 교부제한 신청을 하려고 했습니다.

가정폭력상담소에서 발급받은 상담사실확인서를 가져갔는데, 주민센터에서는 '확인서에 제 일방적 주장만 담겨있다'며 병원 진단서나 경찰서에서 발급한 가정폭력 증명서를 추가로 요구했습니다"

"부모에게 학대를 당하다가 경찰 도움을 받고 현재 학대피해아동쉼터에서 살고 있어요. 부모가 언제든 저를 찾아올 수 있다는 불안감에 등·초본 교부제한을 신청하려고 주민센터에 갔지만 받아주지 않았어요. 한 달 후 쉼터가 아닌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시설로 옮기고 나서야 '보호시설 입소확인서'를 제출하고 교부제한 신청을 할 수 있었어요"

정부는 앞으로 가정폭력이나 아동학대를 당한 피해자들이 이처럼 등·초본 교부제한 신청을 했다가 거부당하는 사례를 줄이고자 교부제한 신청 절차와 요건을 더욱 간소화하기로 했다.

행정안전부와 여성가족부는 이런 내용의 '주민등록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2일부터 입법예고 한다고 1일 밝혔다.

개정안은 가정폭력·성폭력 상담소 등의 기관에서 발급한 확인서에 폭력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만한 사진, 문자, 영상 등 증거를 첨부하면 별도의 소명 서류를 내지 않아도 되도록 했다.

지방자치단체가 발급하는 학대피해아동 보호사실 확인서도 증거서류로 인정해 교부제한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아동보호시설이나 위탁가정에 머무는 아동도 해당 지자체의 확인서가 있으면 교부제한을 신청할 수 있다.

개정안은 아울러 '아동보호심판규칙'에 따라 발급된 임시조치결정서, 보호처분결정서, 임시보호명령결정서, 피해아동보호명령결정서도 증거서류로 인정해 교부제한 신청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주민등록 등·초본 열람·교부 제한신청 절차와 결과확인 방법 [행정안전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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