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소상공인 도움 목적이라지만
배달앱 등 온라인 사용 불가…외출 불가피
“소비 진작, 확산세 낮을 때 해야…부적절”
지난달 30일 서울의 한 전통시장 모습.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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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정부가 6일부터 지급 절차를 시작하는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재난지원금)’이 자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해가 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형 배달 애플리케이션, 쇼핑몰 등 온라인에선 사용할 수 없어 소비를 위한 외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일 정부에 따르면 소득 하위 88%의 국민이 1인당 25만원씩 받는 재난지원금은 지역화폐나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에서 쓸 수 있다. 전통시장, 동네 마트, 음식점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대형 배달 앱, 온라인몰 등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대면모임을 제한하는 수도권 4단계·비수도권 3단계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지속되는 시점에서 재난지원금이 야외 활동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강모(56) 씨는 “나 하나만 잘못 돼도 가족 전체가 옮길 수 있어 백신 2차 접종도 앞두고 있어도 특별한 일이 없으면 외출은 일절 하지 않는다”며 “생필품 주문도 웬만해서는 인터넷이나 홈쇼핑을 통해서 하는 데 재난지원금을 보니까 온통 나가서 소비하는 것밖에 없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유통업계 종사자인 안모(28) 씨도 “전통시장이나 식당에서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는 걸 보고 자영업자를 고려한 방안이라는 게 바로 보였다”면서도 “모이면 확진자가 생기는 건 너무 당연한데, 사람들이 매장에 모이도록 자칫 장려하는 것처럼 보인다. 차라리 매장에서 포장만 하도록 한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역 내 소비 활동을 촉진하려는 취지라는 입장이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이번 재난지원금의 목적은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사용처도 지역사랑상품권과 동일하게 설정했다”며 “코로나19 상황이지만 어떠한 상황에서도 소비 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의료 전문가들은 재난지원금으로 소상공인에 대한 소비를 활성화한다는 데 회의적이다.
마상혁 경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장)은 “지난해 정부가 소비쿠폰을 뿌리면서 그해 7월 숙박 대전이 있었는데 당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다”며 “소비 진작은 확산세가 낮을 때 하는 것이지 현 시점에선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거리두기로 운영시간과 인원을 제한하는 마당에 재난지원금으로 매장 소비를 장려해봤자 자영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라며 “확산세를 낮추는 것이 자영업자를 돕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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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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