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대구시당 기자회견서 “대통령 주변 세력이 대통령과 나라 망쳤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27일 오전 대구시당에 들어가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27일 고향인 대구를 찾으면서 “탄핵 후 보수정치는 패배했다”고 내뱉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국정 실패를 강하게 막아내지 못한 게 아쉽다”며 소회를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대구시당 기자회견에서 “탄핵 이후 보수정치는 지난 5년 간 국민 신뢰를 잃고 선거마다 패배했다. 보수 정치가 이런 위기를 맞이한 데 대해 책임을 느끼고 매우 송구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관계 때문에 저에게 서운한 감정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으실 것”이라며 “누구보다 박근혜 정부가 성공한 정부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랐고, 바른길로 가야 한다고 고언을 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원내대표 시절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노력했지만 최순실과 대통령을 둘러싼 세력들이 대통령과 나라를 망쳤다”며 “지금 생각해도 국정 실패를 제가 더 강하게 막아내지 못한 게 아쉬울 뿐”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탈당에 대해 “저는 어떻게든 당에 남아 개혁하고 싶었다. 우리가 공천하고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 탄핵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의 절반 이상 되는 다수 세력이 변화와 혁신을 거부했다”며 “개혁을 해보려 했지만 개혁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대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 돼버렸다”라고 설명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2007년 이명박, 박근혜 경선 때 많은 사람이 이명박 후보 쪽에 줄을 서도 저는 박근혜 대통령을 끝까지 충심으로 도와드렸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따님으로서 본인도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을 잘 살고 강한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로 만들려는 생각이 왜 없었겠느냐”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저는 박 전 대통령이 임기 마칠 때 성공한 대통령으로 마쳐서 국민 박수 속에서 청와대 떠나기를 진심으로 바랐던 사람이다. 그렇게 되지 못한 게 너무나 아쉽고 제가 더 강하게 저지하지 못한 게 아쉽다”고 되뇌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언젠가는 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나오셨으면 좋겠다는 말씀드린다”고 했다.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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