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의혹 의원직 사퇴 파격 승부수 던졌지만
치명적 위법 추측에 의혹 검증 필요성도 부각
치명적 위법 추측에 의혹 검증 필요성도 부각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전수조사에서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국회에서 의원직 사퇴를 선언 후 고개를 숙이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부친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되자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대선 불출마와 의원직 사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이슈는 윤 의원의 투기 연루 검증 쪽으로 흐르는 모습이다. 윤 의원의 승부수가 본인의 정치적 입지를 올리는 신의 한 수라는 평가와 자칫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 공존하는 이유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의원의 의원직 사퇴가 국회에서 의결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회는 의원 사직안을 표결로 허가하는데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으로 결정된다. 윤 의원은 전날 의원직 사퇴를 발표하며 "민주당이 가결을 안 할 거라 예상하긴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여론의 관심이 집중돼 있는 윤 의원에 대한 사직 찬성은 민주당 입장에서 역풍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방식으로 이를 처리해도 윤 의원의 정치적 체급만 올려주는 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윤 의원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의원직을 유지하는 신의 한 수를 뒀다는 평가가 나온 배경이다.
윤 의원의 승부수가 국민의힘 내부에서 비슷한 상황에 놓인 동료 의원들의 선택지를 제한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부동산 관련 의혹이 제기돼 당으로부터 소명을 요구 받았던 한 의원은 통화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소상하게 밝히면 된다"면서 "굳이 의원직 사퇴라는 초강수를 둘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향후 정부합동특별수사본수 수사에서 소명하려는 일반적 태도가 아니라 즉각적 사퇴를 결심한 배경에는 피할 수 없는 위법 행위가 있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당장 민주당 측에서 윤 의원의 투기 연루 여부에 대한 철저한 검증 요구가 쏟아졌다. 윤 의원을 둘러싼 의혹은 크게 두 가닥이다. 부친의 세종시 토지 매입과 관련해 윤 의원이 한국개발연구원(KDI) 근무 당시 획득한 개발 정보를 활용했을 가능성 그리고 윤 의원의 여동생 남편이 박근혜정부 시절 정권 실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측근이었기에 관련 정보에 접근할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의혹이다.
이와 관련해 이날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김성환 의원은 ‘윤 의원 사퇴쇼’라고 언급하며 "80세 부친이 연고 없는 땅에 농사를 짓고 여생을 보낸단 말을 신뢰할 국민이 몇 명이나 되겠나"며 이 같은 의혹에 기반해 윤 의원에 대한 검증을 촉구했다. 박주민 의원도 "부친이 땅을 구매한 과정 등에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간단한 소명만으로 의혹이 해소됐다던 국민의힘 지도부는 간단한 소명이란 게 대체 어떤 내용인지 철저히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캠프에서도 "사퇴 의사가 있다면 국회의장을 찾아가 사직서를 제출하면 된다. 사퇴 운운하며 쇼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대선주자인 김두관 의원은 KDI에 대한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를 촉구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민주당 의원 전수조사 결과 발표 후 탈당한 양이원영 무소속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쇼에 깜빡 속아 넘어갈 뻔했다"면서 "의원직을 사퇴한다면서 사퇴 여부는 민주당에 떠넘기느냐"고 비난했다.
결국 윤 의원의 의원직 사퇴라는 초강수는 부친의 땅 매입에 윤 의원이 특정 역할을 했다는 고리가 발견될 경우 자충수로 귀결되지만, 그 반대라면 윤 의원은 의원직을 유지하면서 야권의 유력 정치인으로 떠오를 기회를 포착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권익위가 발표한 결과는 특수본으로 넘어간 상태다. 권익위에 따르면 의원직 사퇴와 관계없이 수사는 진행된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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