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정부의 경계 강화 조치에 귀국 난항
지난 22일 파키스탄 차만 검문소에서 아프간 입국을 기다리는 사람들. |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탈레반을 벗어나고자 수많은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이 탈출에 목숨을 걸고 있지만 일부 난민들은 오히려 평화가 찾아왔다며 다시 고국 땅을 밟고 있다고 AFP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프간과 국경을 맞댄 파키스탄 차만에는 각종 생필품과 가구 등을 한껏 싣고 아이들까지 태운 트럭 행렬이 늘어서 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이들은 반대 방향에서 파키스탄으로 들어오려는 아프간인들과는 달리 고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귀환이 승인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탈레반의 공포정치를 우려해 국외로 대피하려는 이들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귀국을 희망하는 이들은 탈레반의 점령이 오히려 전쟁으로 피폐해진 나라에 안정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한다.
또 아프간으로 돌아가면 더 나은 삶이 기다리고 있다며, 그간 파키스탄에서는 일자리나 시민권에 대한 접근이 제한됐다고 호소했다.
국경 검문소에 있던 한 아프간인은 "우리는 예전에 전쟁이 한창이던 아프간을 벗어나 이곳으로 왔다"며 "이제 상황이 정상화돼서 다시 돌아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아프간인은 "이제 평화가 찾아와 고국 땅을 밟게 돼서 기쁘다"며 "돌아가 정착하는 편이 훨씬 낫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으로는 최근 파키스탄의 경계 강화 조치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 이후 난민과 테러리스트 등의 유입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경 지역 경비와 신원 확인 절차를 크게 강화했다.
한 아프간인은 "사람들은 돌아가길 원하지만 국경을 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며 "우리는 아내와 아이들이 기다리는 가정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전쟁이 사라졌고 평화가 찾아왔기 때문에 우리가 국경을 건널 수 있도록 해달라"고 파키스탄 정부에 촉구했다.
아프간의 인접국인 파키스탄은 약 40여년 동안 아프간 난민을 받아들여 약 200만명을 수용해온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파키스탄 정부는 난민을 더는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추가적인 유입을 막아서는 분위기다.
kit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