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펜 파딩이 공개한 텅 빈 수송기 내부. [트위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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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을 피해 필사의 탈출행렬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아프가니스탄 현지 영국인이 카불 공항을 탈출하는 텅 빈 수송기 내부를 공개했다.
25일(현지시각) 영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프간의 수도 카불에서 비영리 동물보호단체를 이끄는 영국인 남성 폴 펜 파딩은 지난 20일 트위터에 그의 아내가 노르웨이로 탈출하며 탑승한 노르웨이 군 수송기 내부 사진을 공개했다. 파딩이 공개한 사진에는 수송기 내부에 사람이 거의 없고 텅 빈 모습이다.
파딩은 “아내가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라며 “비행기 밖 카불 공항에는 수천 명의 난민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아내가 탄 수송기가 비어있다”고 했다. 그는 이 같은 상황을 “수치스럽다”고 표현했다.
파딩은 이와 관련한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수천 명의 사람들이 공항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고 있지만, 상황은 계속 나빠지고 있다”라며 “언제가 마지막 비행기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공항에 들어갈 수 없고 만석이든 아니든 수송기는 일단 이륙한다”라며 “아프간 사람들을 남겨둔 채 현지를 떠나는 가슴 아픈 상황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영국으로 향하는 군 수송기 내부에 차량 한 대가 실려 있고 그 주변으로 사람들이 앉아 있다. [스카이뉴스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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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딩은 또 영국으로 향하는 군 수송기 내부에 차량이 실린 스카이뉴스 영상 화면과 함께 “사람보다 차를 우선했다. 역겹다”고 비판하는 글을 그대로 인용하며 공감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카불 공항은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 이후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인파들이 몰리면서 혼란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미국 수송기 28대와 연합군 항공기 61대가 투입돼 지난 하루 동안 1만6000명을 추가로 대피시켰다.
영국과 독일, 나토 등은 오는 31일까지 철군이 불가능하다며 대피 시한을 연장해야 한다고 탈레반에 요구했으나 탈레반은 예정대로 이달 말까지 모두 철수하라고 경고했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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