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384경기에 무승부 3번…후반기는 51경기에 7번 무승부
전반기 막판 30경기 취소와 도쿄올림픽 리그 중단에 일정 비상
5-5 무승부로 경기 마친 KIA와 두산 |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한참 흥이 올랐는데 경기가 그만 끝났다고 한다.
그런데 승자도 패자도 없이 그냥 비겼다고 한다.
요즘 야구가 그렇다.
이렇게 뒷맛 찜찜한 프로 경기가 있을까.
후반기 KBO리그에서 무승부가 속출하고 있다.
2021시즌 프로야구는 전반기 총 384경기를 치르는 동안 무승부가 3번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논란 속에 시작한 후반기에서는 23일까지 51경기를 치르는 동안 무승부가 7번이나 발생했다.
단순히 무승부 발생 확률만 계산하면 무려 17배나 증가했다.
전반기와 비교해 후반기에 무승부가 쏟아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KBO 야구회관 |
KBO가 2020도쿄올림픽 기간 실행위원회를 열고 후반기 일정이 빡빡하다는 이유로 연장전을 전격 폐지했기 때문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대확산으로 인해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도 시즌을 변칙 운영하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연장전에 들어가면 승부치기를 실시하고 더블헤더는 7회까지 치르고 있다.
일본프로야구는 올 시즌 연장전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은 시즌 전에 리그 운영 방안을 미리 결정했다.
KBO리그처럼 시즌 도중에 룰을 바꾸지는 않았다.
KBO리그는 연장전까지 폐지했음에도 후반기 일정 소화에 허덕이고 있다.
전날까지 총 82경기가 열리지 못하고 취소됐다.
비 때문에 취소된 경기가 52경기로 가장 많고 코로나19 관련으로도 21경기나 취소됐다.
올 정규리그는 무조건 11월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선수들과 계약 관계상 11월 말까지 한국시리즈를 마쳐야 하는 KBO는 플레이오프를 3전 2승제로 축소했다.
1986년 시작된 플레이오프는 그동안 5전 3승제 혹은 7전 4승제로 운영됐지만 3전 2승제로 줄어든 것은 처음이다.
이 모든 변칙 일정이 도쿄올림픽으로 인한 리그 중단과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따른 대가이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한 NC 다이노스 홈구장 |
특히 전반기 막판 KBO 이사회가 '형평성'을 이유로 리그를 중단한 것은 그야말로 '자충수'가 됐다.
당시 NC와 키움, 한화 선수들의 방역 지침 위반과 확진자 발생으로 인해 경기 일정이 삐걱거리자 이사회는 전반기 막판 30경기를 전부 취소했다.
시즌 전 이사회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더라도 2군 선수들을 올려 경기를 진행한다고 합의했다.
그러나 막상 팀 성적에 영향을 미치게 되자 10개 구단은 자신들이 정한 룰을 뒤집고 리그 중단을 결정했다.
그 결과 후반기는 연장전을 폐지하고 '가을야구'까지 축소했다.
최근 프로야구는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선수들의 일탈 행위에 팬들의 비난이 쏟아졌고 도쿄올림픽에서 참패하면서 최소한의 관심조차 식어버렸다.
팬들이 떠나는 정황은 TV 시청률이나 포털사이트 접속 횟수 등에서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도 10개 구단은 팬들에게 볼거리 제공 등 프로야구 흥행보다는 여전히 '팀 성적'에만 초점을 두고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전반기 막판 10개 구단이 팀 성적에만 연연하지 않고 원래 정한 규정대로 시즌을 진행했다면 후반기 일정이 이렇게까지 망가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shoel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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