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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韓도 일부 수용? '올해만 55만명' 아프간 난민은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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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UNHCR, 350만명 국내 난민 추정…프랑스 등 유럽, 추가 난민 수용 반대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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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현지시간)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뒤 카불 공항에서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아프간인들이 미국 군용기의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 2021.08.19/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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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점령으로 난민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미군 주도 연합군에 의해 축출됐던 탈레반이 약 20년 만에 수도 카불을 장악한 것에 겁먹은 수천 명의 아프가니스탄인들이 탈출을 감행하는 가운데, 각국은 이들의 수용 여부를 두고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다.

탈레반의 정권 장악 후 몇 명의 아프간 난민이 발생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현재 미군이 통제하는 카불의 카르자이 국제공항을 통해 1만8000명 정도 탈출했지만, 아프간 국민이 이중 몇 명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5만~6만5000명의 아프간 파트너를 탈출시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여기에 공식 통로가 아닌 곳으로 탈출하려는 시도도 이어진다. 22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하기 전 수천 명이 파키스탄으로 대피했다. 1500명가량은 우즈베키스탄으로 탈출해 국경 지대에서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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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기준 아프간 내 난민 290만, 올해도 55만명

아프간 난민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아프간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난민 인구가 많은 나라다.

지난해 기준 220만명가량의 난민이 다른 나라에 있고, 아프간 내에서도 290만명이 고향을 등졌다. 올해만도 탈레반 점령 이전 55만명이 집을 떠나 약 350만명의 국내 실향민이 발생한 것이다. 탈레반과 기존 아프간 정부 사이 전쟁 장기화, 지속한 가뭄, 식량 부족 등이 이들을 움직이게 한 배경이다.

나라를 떠난 이들은 대부분 인접국으로 갔다. 파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인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곳이다. UNHCR 지난해 기준 파키스탄에서 난민·망명을 신청한 아프간인이 145만명 이상이다. 이란은 78만명을 수용했다. 이란은 아프간 난민카드 소지자에게 국가의 보건 및 교육 시스템 혜택도 제공한다.

유럽 국가 중에서는 독일이 가장 많은 18만명 아프간 난민을 수용했다. 이어 터키 12만9300명, 오스트리아 4만6600명, 프랑스 4만5100명, 그리스 4만1200명, 스웨덴 3만1300명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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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의 카불 공항에서 아프간 피난민들이 이탈리아 군용기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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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수용 준비하는 나라들, 반대하는 나라들

아프가니스탄인의 탈출 감행에 세계 각국은 난민 수용 '허용'과 '거부' 둘로 나뉘고 있다. 미국, 영국 등 주요국들은 각국의 난민 수용 분담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러시아와 몇몇 유럽 국가들은 공개적으로 난민 수용 거부 입장을 내놨다.

영국은 장기적으로 난민 2만명을 수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여성, 어린이, 종교적 및 민족적 소수자 등에 초점을 맞춰 올해에만 5000명의 난민을 수용할 계획이다. 캐나다도 아프간인 2만명을 수용하겠다고 했고, 호주는 인도적 비자 프로그램으로 3000명을 수용하겠다고 했다.

가장 많은 아프간인을 수용했던 파키스탄은 난민 유입을 막고자 국경을 폐쇄한다고 했지만, 국경 지역에 최소 1개의 검문소는 열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아프간과 국경을 접하는 3개 주에 난민을 위한 비상텐트를 설치했다. 유엔에 따르면 이란은 현재까지 350만명의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수용했다. 타지키스탄은 지난달 10만명을 수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특별이민비자 신청자 등 아프간 사태로 위험에 처한 이들을 위해 5억달러(약 5867억5000만원)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일부 보도에서는 1만명을 수용한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정확한 미국 정부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은 아프간 난민 수용지로 한국을 비롯해 일본, 독일, 코소보, 바레인, 이탈리아에 있는 미군기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난민을 꺼리는 나라가 많다는 게 배경으로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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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앙카라에서 터키 극우 주의자들이 난민에 반대하며 시위를 상징하는 동작을 취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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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난민 사태 경험 국가 "난민 안 받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 인근 중앙아시아 국가에서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수용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난민으로 위장한 무장세력이 중앙아시아 또는 러시아로 침투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유럽 국가들은 2015년 시리아 난민 사태 재현을 우려한다. 당시 다수의 시리아 난민의 입국이 허용된 뒤 해당 국가에선 대중의 반발이 일었고 극우세력이 등장하기도 했다.

시리아 난민 사태 때 유럽 이주 관문으로 활용됐던 그리스는 터키를 경유해 유입되는 난민을 막고자 터키와의 국경 지역에 40km 규모의 장벽 건설을 지난 21일 마쳤다. 터키 정부도 파키스탄과 협력해 자국으로 향하는 새로운 난민 유입을 방지할 것이라고 했다.

오스트리아는 공식적으로 난민 수용을 거부했다. 세바스티안 쿠르츠 총리는 현지매체 플러스24와의 인터뷰에서 "자발적으로 더 많은 난민을 수용하는 것을 분명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에마누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이 아프간에서 유입되는 불법 이민자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며 사실상 난민 수용 거부를 시사했다.

한편 아프간 난민 수용 문제에 대해 23일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신중히 검토돼야 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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