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위반·음주사고·부동산 투기 등 잇따라…"자숙 계기 삼겠다"
범법행위 저지른 시의원들은 회견 불참, '개인 일탈' 치부 발언도
범법행위 저지른 시의원들은 회견 불참, '개인 일탈' 치부 발언도
고개 숙인 시의원들 |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전북 전주시의회 의장 등이 최근 잇따라 불거진 시의원들의 비위에 대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자정을 다짐했지만, 사과의 진정성에는 의문이 남는다.
범법행위를 저지르거나 위법 의혹에 휩싸인 시의원들은 사과를 표명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은데다가, 공인의 중대 비위를 '개인 일탈'로 치부하는 발언까지 했기 때문이다.
강동화 시의회 의장 등 시의원 11명은 23일 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의원들의 적절치 못한 행동으로 시민 여러분께 깊은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들 시의원은 "최근 불거진 각종 불미스러운 일들을 성숙한 의회상 확립을 위한 자숙의 계기로 삼으려 한다"며 "앞으로 더 성찰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이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과 당면한 현안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새로 출발하는 자세로 의정활동에 매진하겠다"며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언제나 시민과 함께하는 시의회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사과하는 전주시의원들 |
이번 사과는 언론보도 등을 통해 시의원들의 공직선거법 위반과 음주운전, 부동산 투기·영리 의혹이 불거진 이후에 나왔다.
무소속 이상직 국회의원의 불법 선거운동을 도운 혐의로 기소된 이미숙 부의장과 박형배 시의원은 1심에서 '직위상실형'을 받았고, 거듭된 음주운전으로 법정에 선 송상준 시의원은 벌금 1천500만원을 선고받았다.
또 이경신 시의원은 2016년부터 신도시 주변 부동산을 4차례 매매해 투기 의혹을 받았고, 김승섭 시의원은 시에서 발주한 체육시설 개선 사업을 자신이 대표로 있는 회사가 맡아 영리 행위를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가장 최근인 지난 7일에는 전북 지역 최연소 기초의원인 한승진 시의원이 만취 상태로 차를 몰다가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공인 자격으로 위법행위를 저질렀다는 비판을 마주한 이들 시의원은 모두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다.
강동화 시의회 의장은 해당 의원들이 사과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취재진 질의에 "일부 의원과 통화를 했는데 오늘은 자발적으로 사과에 동참하겠다는 의원들이 왔다"며 "어떤 방식으로든 (해당 의원들이) 시민 앞에 사과하는 방법을 찾겠다"고 답했다.
이어 "음주운전의 경우는 개인의 일탈 문제로 보고 있다"면서도 "이번 올림픽에 여자 배구 선수단이 전력 열세를 딛고 성과를 낸 것처럼 시의회도 앞으로 더 단합해서 시민을 위한 의정활동에 전념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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