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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아프간 탈출 희망 난민 350만명 추산…국제사회 지원 여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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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아프간 인접국 재정 지원 검토…터키 “난민 창고 안 돼” 수용 꺼려

[경향신문]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점령으로 수백만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난민들의 수용을 강조하는 국제사회의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난민 수용 방안과 함께 아프간 인접국에 대한 재정지원 모색에 나섰다.

20일 유엔난민기구 등에 따르면 탈레반이 점령한 지난 16일 기준으로 아프간 내 실향민은 35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말 약 290만명이었는데 올해 약 55만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이들은 탈레반의 승리 전에는 탈레반 비점령지 등으로 몰렸으나, 이제 본격적으로 해외 탈출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숫자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탈레반 점령 이후 국제사회에선 아프간 난민들을 지원하자는 여론이 일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19일(현지시간), 영국에서는 18일 각각 자국군을 도운 아프간인들의 대피를 지원해 줄 것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미국에선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주민들에게 항공편을 지원해주자는 온라인 모금에 70억원 가까운 성금이 모였다.

EU 내부에서는 자국을 도운 아프간 협력직원뿐 아니라 여성이나 인권운동가, 언론인 등 위험에 처한 이들을 추가 수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파올로 젠티로니 EU 경제담당 집행위원은 “EU는 무조건 아프간 난민의 조직적 수용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은 향후 수년간 아프간 출신 난민 2만명을 받아들이겠다고 발표했다.

EU가 2015년 시리아 사태로 발생한 ‘유럽 난민위기’ 당시 터키와 맺은 난민송환협정을 아프간 사태까지 확대할지 주목된다. EU는 유럽 대륙으로 유입되는 난민들을 터키가 수용하는 조건으로 60억유로(약 8조원)를 지원했고, 터키는 약 400만명을 수용했다. 최근 새미 마흐디 EU 망명·이민 담당 장관은 이 협정을 아프간 난민 사례에도 적용할 것을 EU 집행위원회에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아프간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터키와 이란, 파키스탄 등은 난민 수용을 꺼리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터키는 유럽의 ‘난민 창고’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EU는) 국경을 가혹하게 봉쇄하는 방식으로 난민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파키스탄 당국도 최근 북부 토르캄과 남서부 차만 등 아프간과 연결되는 주요 검문소의 경계와 신원 확인 절차를 크게 강화했다. 국경에 철책을 치는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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