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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오후 9시 영업제한' 속 터지는 자영업자···“방역수칙 재정립·손실 보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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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20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거리의 상가가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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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권민석씨(30)는 20일 방역당국의 자영업자 영업제한 강화 소식에 6주 전 수도권에서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조치가 처음 시작됐을 때의 악몽이 떠올랐다. 그는 “이전에 하루 100만원을 벌었다고 치면 4단계 적용 직후 많아야 20만원 벌었다. 그러다 사람들이 4단계에 적응하면서 매출이 다시 60% 수준으로 회복했는데, 다시 영업시간이 단축되면서 또 한번 매출 폭락이 있을 것 같아 두렵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의 자영업자 희망회복자금 400만원을 받은 권씨는 “부가세와 이것저것 돈 나갈 데를 해결하고 나니 지원금도 남은 게 없다. 400만원 받는 걸로 위로를 삼는 처지가 돼버렸다”고 푸념했다.

정부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거리 두기 4단계 조치를 2주 연장하고 영업제한 시간도 오후 10시에서 오후 9시로 앞당기기로 결정하자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석 달 전 3호선 경복궁역 근처에 술집을 연 정찬홍씨(30)는 “식당이나 카페는 오후 9시면 손님이 줄기 때문에 타격이 덜 할 수 있지만 2차 장사로 먹고 사는 술집은 1시간을 줄이면 지옥”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백신 접종 완료자 2인을 포함한 4인 모임을 허용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정씨는 “가게 손님은 젊은층이고 대부분 1차 접종도 못 받았는데 당장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자영업자를 우롱하는 기분”이라고 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도 걱정은 매한가지다. 종로구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에서 곱창집을 하는 최준호씨(63)는 “지금도 하루에 다 해봤자 손님이 3~4팀만 오는데 영업시간을 1시간 더 줄이라고 하니 말 그대로 벼랑 끝에 내몰리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차라리 문을 닫고 싶은 심정이다. 더 이상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 지 모르겠다”고 했다. 인근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손기숙씨(69)도 “이대로라면 갈수록 장사하기는 어려워질 것 같다”며 “전국에서 산발적으로 확진자가 나오는 지금의 상황은 달라질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의 이익단체인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전국적인 규모의 정부 규탄 시위를 예고했다. 비대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코로나19 감소에 효과가 없는 거리 두기로 자영업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면서 “자영업 규제일변도의 방역 방식에서 치명률 기반 방역수칙으로의 전환과 업종별 확진자 수 발생 비율 분석을 통한 업종별 방역수칙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지난달 14~15일 서울 도심에서 차량 시위를 강행한 바 있다.

손구민·김태희 기자 km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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