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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이슈 '먹튀 논란' 머지포인트

[단독]머지포인트, '호텔 펜트하우스' 月1200만원 월세도 '고객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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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여의도메리어트호텔 건물 최고층 150평, 관리비만 월 140만원]

머니투데이

(고양=뉴스1) 이동해 기자 =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머지플러스 건물 2층 사무실에 직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머지플러스는 20% 정도의 할인을 통해 상품권 형태의 머지포인트를 구매한 뒤 현금처럼 마트를 비롯한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사용할 수 있다면서 이용자를 모은 바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미등록 영업을 문제삼자 머지플러스가 서비스를 축소하면서 먹튀 논란이 불거졌고 소비자들이 본사에 찾아가 환불을 요구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업계에선 머지포인트 발행액을 최소 1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2021.8.19/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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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초유 환불사태를 일으킨 머지포인트 운영사 경영진이 여의도 메리어트호텔 빌딩 최고층 펜트하우스를 회삿돈으로 빌려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머니투데이가 입수한 머지플러스의 전신 머지홀딩스 재무제표에 따르면 머지포인트는 2019년 하반기 '사택' 명목으로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 최고층 펜트하우스 1채를 빌렸다. 임차보증금 1억원, 월세 1210만원에 달하는 최고급 주택이다.

이 집은 방 5개, 화장실 3개를 갖춘 면적 150평 규모다. 지난해 거래된 같은 평수, 다른 집의 매매가격은 26억원에 달했다.

임차료는 고스란히 머지홀딩스 회사 손익계산서에 잡혔다. 사무실 등에 쓰이는 임차료는 2019년 약 4800만원이었는데 지난해 급격히 늘어 2억원을 넘겼다. 여의도 펜트하우스 건물 임차료가 반영된 영향이다.

지난해부터는 매월 1210만원씩 임차료 '비용'으로 처리됐다. 관리비도 매월 100만~140만원 가량 '회삿돈'으로 빠져나갔다. 연간 약 1억6000만원에 달하는 '펜트하우스' 비용이 회사 운영비용으로 처리된 셈이다.

머지홀딩스의 '임차료'가 증가 추세는 포인트부채 등 미지급금 증가 추세와 비슷하다. 머지홀딩스 미지급금은 2019년 약 98억원에서 지난해 307억원으로 늘었다. 빚이 쌓인만큼 지출을 늘린 것이다.

머지플러스는 그동안 전자금융업자의 라이센스없이 모바일 상품권 발행 등 영업을 지속해왔다. 머지플러스가 현재 발행한 상품권 규모는 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 파격 할인을 내세워 고객돈을 미리 받았고, 그 돈을 아낌없이 썼다.

적자를 걱정하지 않았다. 티몬 등 이커머스 업체들을 통해 사세를 확장했고 이용자 100만명을 넘겼다. 2020년 3월 기준 제휴 매장은 2만개를 넘어섰다.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 유명한 곳들이 가맹점에 포함되면서 신뢰도도 쌓았다. 하지만 결국 '밑빠진독'에 물을 붓는 전략이었다.

이렇게 머지플러스가 지난해 판관비로 쓴 돈만 약 148억원에 달한다. 특히 판매촉진비로만 100억원 이상을 쓰면서 135억9000만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남겼다.

메리어트호텔 펜트하우스 월세로만 연 1억원 이상 쓸 정도로 '개인적인' 용도로 쓰는 돈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머지플러스는 지난 2019년 8~10월 외제차 4대를 리스승계받고 1대를 매입했다. 차량들은 영업용·복지용 명목으로 명시됐지만 5대 중 3대가 덮개를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오픈카 스포츠카였다는 점에서 경영진이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리스한 차량 중 벤츠 E220d 카브리올레 2대(취득가 각각 6650만원, 6500만원)와 BMW Z4(취득가 3650만원) 등 3대는 오픈카다. 나머지 리스차량 한 대는 BMW 미니컨트리맨 중고차(취득가 2500만원)다. 나머지 한 대는 매입차량으로 BMW 320d 중고차(취득가 2000만원)였다.

머지포인트는 피해를 본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돈을 돌려주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인원, 환불액 규모 등 환불 일정을 밝히지 않고 있다. 피해자들은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일부는 머지플러스 본사를 항의방문했지만 사무실은 텅 비어있는 상태다.머지포인트와 직계약을 체결한 자영업자들도 대금 지급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

금융당국은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 머지포인트는 8월 말까지 선불전자지급업 등록을 완료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재무제표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18일 머지플러스의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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