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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먹튀 논란' 머지포인트

'머지포인트 먹튀' 논란에 같이 돌 맞는 e커머스…왜 열심히 팔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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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임찬영 기자]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지난 17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 본사 모습. 머지포인트의 서비스 축소로 혼란이 이어지며 금융당국의 책임론도 커지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유사 사태를 막기 위한 실태 조사를 예고했다. 한편 머지플러스는 이날 환불 진행을 개시한다고 밝힌 상황이다. 2021.8.1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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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포인트 사태가 잠잠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머지포인트 관련 이벤트까지 진행하며 머지포인트 판매에 열을 올렸던 e커머스 업체들을 향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e커머스 업체들이 구매를 조장했던 만큼 환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부는 불매 운동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머지포인트 사태 관련 피해를 주장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머지포인트 판매사를 대상으로 한 불매운동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머지포인트를 판매했던 11번가·G마켓·옥션·위메프·티몬 등 e커머스 업체들이 그 대상이다.

소비자들은 e커머스 업체들을 믿고 머지포인트를 구매했지만, 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며 e커머스 업체들을 더는 이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카페 '머지포인트 피해자 모임'에는 "(상품을) 구매할 때마다 이 업체가 사기를 칠 업체인지 미리 알고 사야 하는 건가"라는 등 판매처를 비판하는 글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이에 대해 판매처인 e커머스 업체들은 머지포인트 앱에 사용 등록이 되지 않은 상품은 전액 환불이 가능하지만 등록이 됐을 땐 환불이 어렵다고 설명한다. 머지포인트 앱과 정보 공유가 되지 않기 때문에 앱에 등록되면 상품 사용 여부를 e커머스 업체에서 확인할 수 없어 정확한 환불 규모를 파악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업체 한 관계자는 "머지포인트 측에서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이상 등록된 상품에 대한 환불까지 진행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등록된 상품까지 환불해 줄 경우 이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피해를 e커머스 업체가 질 수밖에 없어 e커머스 업체도 쉽사리 모든 상품에 대한 환불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다만 이들 업체가 머지포인트 사태가 터지기 직전까지 앞다퉈 머지포인트 판매에 열을 올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을 향한 비판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판매 업체 대부분이 머지포인트 구매를 촉진하는 적립금 지급('머지야 4랑해') 혹은 추가 할인 이벤트('핫딜') 등을 진행해왔기 때문이다. 판매 촉진 행사는 e커머스 업체로서는 어찌 보면 당연한 행사일 수 있지만 시기가 맞물리며 '사기를 조장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렇게 국내 대형 e커머스 업체들이 앞다퉈 머지포인트를 판매한 것은 그만큼 머지포인트가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머지포인트는 최근까지 국내 주요 편의점, 대형 프랜차이즈 등 전국 2만여개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였다.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도서문화상품권, 해피머니상품권보다 사용처가 다양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호응이 클 수밖에 없었다. 2018년 2월 사업을 시작한 머지포인트가 불과 3년 만에 100만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도 이처럼 다양한 사용처 덕분이었다.

특히 머지포인트는 상품권 특성상 단가가 높아 단기간에 매출을 높이는 데도 탁월했다. 여기에 머지포인트의 20% 할인 정책까지 더해지면서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MZ세대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e커머스 업체 간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이런 상품권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의 매출을 포기해야 하는 것과 다름없었던 셈이다.

이에 업계에선 '제2의 머지포인트'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전자금융업 등록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감독원 등 정부도 파악하기 어려웠던 등록 여부를 e커머스 업체에서 일일이 파악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아직 머지포인트 같이 영향력이 큰 상품권은 없다지만 이러한 시스템이라면 언제든 동일한 형태의 상품권이 등장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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