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이슈 [연재] 매일경제 '정철우의 애플베이스볼'

후반기 ERA '0' 김원중, 아직 필승 카드 아닌 이유[정철우의 애플베이스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롯데가 마운드 안정을 바탕으로 후반기서 반전을 만들어가고 있다.

타격은 마음 먹은대로 터지지 않고 있지만 마운드, 특히 불펜의 힘으로 후반기서 순항하고 있다.

그 중심엔 마무리 김원중이 있다. 김원중은 8월 이후 치른 6경기서 모두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 승리를 지켰다. 마무리가 확실하게 제 몫을 해주니 전체적인 불펜에 안정감이 생겼다.

매일경제

김원중이 후반기서 평균 자책점 제로 행진을 하고 있다. 하지만 확실한 필승 카드라는 평가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김원중을 완벽하게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올 시즌 패스트볼 피안타율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김원중의 성공과 실패는 패스트볼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패스트볼이 공략을 많이 당했을 땐 성적이 좋지 못했다. 하지만 패스트볼로 상대를 압도했을 땐 결과가 늘 좋았다.

올 시즌은 아직 패스트볼로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김원중에게 확실한 믿음을 갖기 어려운 이유다.

올 시즌 김원중의 패스트볼 피안타율은 0.313으로 여전히 높다. 지난해부터 수치가 올라가기 시작해 올 시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원중은 패스트볼이 잘 통�?을 때 좋은 결과를 냈다. 힘으로 압도할 수 있는 패스트볼의 위력이 경기력과 직결됐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츠 데이터 에볼루션의 도움으로 김원중의 최근 2년간 성적을 뽑아 본 데이터다.

김원중은 2019시즌 전반기서는 선발로 나서 4승9패, 평균 자책점 6.16으로 크게 부진했다.

하지만 후반기서 불펜 투수로 보직이 변경된 뒤 11경기서 2.45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하며 적성을 찾았다.

가장 큰 차이는 패스트볼 피안타율이었다. 김원중은 전반기 패스트볼 피안타율이 0.322로 높았다.

하지만 후반기서는 이 수치가 0.250으로 떨어졌다. 패스트볼에서 많은 안타를 맞지 않으며 좋은 결과를 늘려갔다.

하지만 전업 마무리로 전향한 지난해 패스트볼 피안타율은 다시 0.316으로 높아졌다. 김원중의 성적도 요동쳤다.

5승4패25세이브를 올렸지만 평균 자책점이 3.94로 높았다. 안정감 있는 마무리 투수라고 부르기엔 다소 모자란 성적이었다. 결과적으로 김원중의 성적은 패스트볼과 같이 간다고 보는 것이 옳다는 것이 입증됐다.

올 시즌에도 전반기서는 부진한 투구를 했다. 전반기 평균 자책점이 4.64나 됐다. 역시 안정감 있는 마무리라고 보기 어려운 수치였다.

패스트볼 피안타율이 높아지며 성적도 떨어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후반기서 반전을 만들어내고 있다. 6경기 중 패스트볼로 안타를 맞은 경기가 2경기에 불과했다. 나머지 경기서는 패스트볼 피안타율인 '제로'였다.

역시 패스트볼이 통해야 김원중도 통한다는 것이 다시 한 번 입증되고 있다.

그동안 김원중의 패스트볼은 다소 기복이 있었다. 회전수 차이가 경기 별로 100rpm 이상 나타났다. 2400대 rpm으로 힘 있게 차고 들어가는 날이 있었는가 하면 2300개 rpm으로 움직임이 제한 되는 경우도 있었다.

아직까지도 이 부분은 고쳐지지 않았다는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다.

A팀 전력 분석 관계자는 "김원중의 패스트볼은 아직도 좋았을 때와 나빴을 때의 차이가 있다. 회전수가 가장 큰 차이다. 좋았을 때와 안 좋았을 때 회전수가 100rpm 이상 차이가 난다. 릴리스 포인트나 익스텐션의 문제라고 보고 있다. 수직 무브먼트가 아주 좋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패스트볼 회전수가 위력을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일정한 회전수를 갖지 못한다는 것은 아직 김원중을 확실히 믿기 어렵다는 뜻이 된다. 회전수가 낮은 날 걸리는 경기는 여전히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상대하는 팀 입장에선 그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아직 김원중이 나오는 경기서 쉽게 타월을 던지지 않는다. 패스트볼이 안 좋을 때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원중은 아질 '등판은 곧 경기 종료'를 의미하는 투수는 아니다. 삼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언제든 변수를 만들 수 있다는 점도 마이너스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허문회 전 롯데 감독은 김원중에 대해 "김원중이 지난해(2020시즌) 시즌 막판 고전했던 것은 마무리 투수로서 첫 해 겪을 수 있는 시행 착오였다고 생각한다. 나름대로 체력 관리를 해준다고 해줬지만 선수 스스로 힘을 배분하고 준비하는데 있어 모자람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지난해 좋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올 시즌에는 한결 나아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좀 더 과감하게 김원중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본인이 느끼는 것이 많았을 것이기 때문에 체력 관리도 효과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 시즌엔 시즌 막바지까지 힘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한 바 있다.

김원중의 부진을 체력적인 문제로 여겼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체력적인 문제 보다는 회전력의 문제가 더 컸다고 데이터는 말하고 있다.

전반기서 4.64였던 평균 자책점이 후반기서 제로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 좋은 예다.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꼈다면 전반기 보다는 후반기서 무너졌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김원중을 완전히 믿기 어렵다. 회전수의 차이에 따라 패스트볼이 공략 당하느냐 아니냐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일단 상대에게 확실하게 압도하는 이미지를 심어주지 못한 것도 마무리 투수로서는 마이너스 요인이다.

후반기서 6이닝을 던졌는데 삼진은 5개에 그쳤다. 시즌 전체를 봐도 39이닝서 35삼진을 잡는데 그쳤다. 상대를 압도하며 막아낸 세이브가 많지 않음을 뜻한다. LG 고우석의 케이스 처럼 삼진 비율이 떨어지면 마무리는 언제든 진루를 허용할 수 있다..

인플레이 타구 비율이 높은 마무리 투수는 그만큼 변수도 많이 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모두가 긴장감이 극도로 올라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평범한 타구도 실책으로 큰 화가 될 수 있다. 김원중도 삼진을 좀 더 늘려야 하는 이유다.

김원중은 스플리터,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던지는 마무리 투수다. 삼진을 많이 잡으려면 변화구 보다는 패스트볼의 위력이 살아나야 한다.

김원중의 후반기 무실점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아직 아무도 알 수 없다. 분명한 건 아직 무조건 승리로 이어지는 확실한 필승 카드라는 이미지를 주지는 못하고 있단는 점이다.

보다 확실한 마무리가 되기 위해선 패스트볼의 위력이 유지되며 보다 많은 삼진을 잡아내야 한다.

김원중의 후반기 관전 포인트는 바로 이 패스트볼과 삼진이 될 전망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