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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이슈 '징벌적 손배' 언론중재법

與 언론중재법 강행… 김의겸 동원, 野 신청한 안건조정위 무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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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野 불참속 안건 조정위 처리

동아일보

인사는 나누지만…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언론중재법) 심의를 위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에서 비교섭단체 조정위원으로 선임된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왼쪽)이 국민의힘 간사인 이달곤 의원(오른쪽)과 주먹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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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18일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에서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최대 5배의 손해배상 의무를 부과한다’는 내용의 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를 강행했다. 지난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등 쟁점 법안 처리 때와 마찬가지로 친여 성향 비교섭단체를 안건조정위에 포함시켜 의결 정족수(6명 중 4명)를 채워 사실상 안건조정위 무력화에 나선 것. 국민의힘은 “야당의 유일한 견제장치인 안건조정위 여야 동수 구성 원칙을 허물었다”며 반발했다.

○ 민주당, 열린민주당 합작에 또 무력화된 안건조정위

민주당의 언론중재법 강행 처리는 안건조정위 구성 단계부터 예고됐다. 민주당 소속 도종환 문체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에 안건조정위 회의를 소집하며 조정위원으로 민주당 이병훈 김승원 전용기 의원, 국민의힘 이달곤 최형두 의원,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을 선임했다. 언론중재법 처리 국면에서 민주당과 한목소리를 내 온 김의겸 의원의 합류로 안건조정위가 사실상 여야 4 대 2 구도가 됐고, 국민의힘 없이도 법안 처리가 가능해진 것.

국민의힘은 전날 “김의겸 의원을 여당 몫 조정위원으로 배정하라”고 요구하며 국민의힘 의원 3명을 조정위원으로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의겸 의원이 문체위 소속 중 유일한 비교섭단체 의원이고 20대 국회 이후 구성된 15번의 안건조정위에서 비교섭단체 의원이 포함되지 않은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안건조정위 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비교섭단체 위원 지명을 철회하고 여야 3 대 3으로 구성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은 “조정위원 구성에 대해 문체위원장과 야당 간사 간 협의가 끝나지 않았다”며 “오늘 회의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최 의원이 회의 과정을 유튜브로 생중계하자 여당 의원들은 “다른 의원의 목소리가 들어가면 정보통신망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조정위원 중 가장 연장자로 임시의장을 맡은 국민의힘 이달곤 의원은 “조정위원 구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회의 진행을 할 수 없다”며 정회를 선포한 뒤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의원들은 민주당 이병훈 의원을 위원장으로 선출한 뒤 오후 8시 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언론중재법 의결 절차를 밟았다.

여당은 논의 과정에서 징벌적 손해배상 근거가 되는 ‘고의·중과실’ 추정 조항 중 ‘취재 과정에서 법률를 악의적으로 위반하여 보도한 경우’ 등 논란이 큰 2개 조항을 추가로 삭제했다. 민주당은 19일 문체위 전체회의, 24일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25일 본회의에서 언론중재법을 처리할 계획이다.

○ 野 “언론 자유 말살, 여당 입법 폭거”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안건조정위를 무력화시킨 것에 대해 “국회선진화법을 무너뜨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최 의원은 “1년 뒤 언론자유지수가 추락하더라도 (문재인 정권은) 집권 말기 위험 관리, 언론 추적 보도 봉쇄가 더 중요한 것”이라며 “야당의 마지막 견제장치를 이런 식으로 무너뜨린 결과 1년 전 임대차 3법으로 집값 폭등을 불렀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대통령의 책임 있는 발언을 요구하며 대여 투쟁 수위를 높여 간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담이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보이는 행태는 야당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언론의 자유를 말살하는 입법 폭거 사태를 저지르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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