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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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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마을공동체신앙 '동래정씨 약사불' 명칭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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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불로 불릴 근거 없어…'수원 화서동 마애삼존불상'으로 변경

(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경기 수원시는 향토유적 제13호 '동래정씨 약사불'의 명칭을 '수원 화서동 마애삼존불상'으로 변경을 추진중이라고 17일 밝혔다.

동래정씨 약사불(병을 고쳐주는 위대한 부처)은 화서동 지역에 있다가 2006년 향토유적으로 지정된 이후 수원박물관으로 옮겨져 박물관 입구 쪽 야외에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명칭 변경되는 수원 '동래정씨 약사불'
[수원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본존상(부처님)을 가운데에 두고 좌우 양쪽에 부처님을 보좌하는 보살이 있는 삼존불 형상이다.

고려중기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며 보존상의 높이는 113㎝, 좌우 보살의 높이는 90∼92㎝다. 바위에 형상이 새겨진 부조(浮彫)형이다.

본래 지금의 팔달구 화서동 화양초등학교 자리에 '약사님'이라고 불린 석불을 모신 절집이 있었는데, 1980년께 동래정씨 선산 밑으로 옮겨졌다가 화서동 도시재개발과 함께 절집은 사라지고 석불이 수원박물관으로 옮겨져 관리를 받았다.

화서동에 있을 당시 마을 주민들이 불상 앞에서 무병과 건강을 빌면서 마을공동체 신앙으로 자리 잡았고, 이 때문에 향토유적으로 지정되면서 '동래정씨 약사불'로 명칭이 정해졌다.

그러나 지난해 말 약사불이 아니라는 민원이 수원박물관에 제기되자 시가 불상 전문가들에게 의견을 구한 결과 '약사불이 아닌 것 같다'는 답변을 받았다.

동래정씨 약사불 본존상의 손에 일반적인 약사불의 손에 있어야 할 약함(약상자)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수원시는 향토유적보호위원회를 열어 동래정씨 약사불의 명칭을 '수원 화서동 마애삼존불상'으로 변경하기로 심의의결하고 현재 이해관계자와 시민의 의견을 청취하는 절차를 진행중이다.

약사불로 불릴 근거가 없어 약사불이라는 명칭을 빼고, 불상이 발견된 지역의 명칭을 넣는 일반적인 문화재 명명 기준을 따랐다.

시는 다음 달 6일까지 의견을 수렴한 뒤 변경된 명칭을 공고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수원시의 향토유적 명칭을 바꾸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동네 사람들이 부르던 무속적인 명칭에서 전문적인 학술명칭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hedgeho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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