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 결렬 책임 서로 떠 넘긴 국민의힘·국민의당

국민의당 “작은 정당 하나 없애는 식의 통합”

국민의힘 “손바닥 뒤집듯 약속 뒤집는 행동”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6일 국민의힘과의 합당이 최종 결렬됐다고 선언했다. 양측은 야권 통합 논의가 무산된 책임을 서로에게 돌렸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을 위한 논의 과정에서 국민의당 당원과 지지자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확산해 가기보다는 오히려 상처를 입혔다”고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이어 “단지 합당을 위한 합당 또는 작은 정당 하나 없애는 식의 통합은 정권교체를 위해서도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현재 제1야당만으로는 정권교체가 힘들어지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합리적인 개혁을 바라는 중도층을 대변해서 최선을 다해서 그분들이 바라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정책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합당 무산이 국민의당의 무리한 협상 조건 때문이라고 맞섰다.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협상 과정에서 과도한 지분 요구, 심지어 당명 변경과 같은 무리한 요구들이 나왔으나 모두 양보하고 양해하는 자세로 임해 왔다”면서 “그러나 하나의 요구를 수용할 때마다 더 큰 요구들이 추가되어왔던 것이 최종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원인”이라고 반박했다.

양 대변인은 “어느 쪽이 통합에 더 절실했는지, 어느 쪽이 한 줌의 기득권을 더 고수했는지는 협상 과정을 지켜본 국민들께서 아실 것”이라며 “합당을 제안했던 서울시장 선거 때의 정치적 상황과 지금의 상황이 달라졌다고 하여 손바닥 뒤집듯 약속을 뒤집어버린 행동에 유감을 표한다”고 꼬집었다.

앞서 안 대표는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당시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국민의힘과 합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양당은 지난 6월 22일 합당 실무협상에 돌입했으나 당명 변경, 야권 단일 대선후보 선출방식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지난달 27일 실무협상을 종료했다.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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