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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대통령궁에 깃발 꽂은 탈레반 "이제 전쟁 끝났다" 승리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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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반군 탈레반이 15일(현지시간) 아프간 수도 카불의 대통령궁을 점령한 뒤 “이제 전쟁은 끝났다”며 사실상 승리를 선언했다.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알자지라방송에 “아프간에서 전쟁은 끝났다”고 말하고, 통치 방식과 정권 형태가 곧 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는 주민과 외교 사절의 안전을 지원하겠다는 것을 모두에게 보장한다. 모든 아프간 인사와 대화할 준비가 됐으며, 필요한 보호를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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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의 사령관들이 15일(현지시간) 대통령궁을 장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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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대통령궁에 탈레반 깃발 올려…대통령도 도피



알자지라방송은 탈레반의 사령관들이 이날 대통령궁에서 무장 대원 수십명과 함께 있는 모습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탈레반 대원들은 아프간 대통령궁을 장악한 뒤 탈레반기도 게양했다고 전했다. CNN 등은 탈레반이 카불에 진입하고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이 도피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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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 주재 미국 대사관 옆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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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이 카불에 진입하면서 15일 밤에는 곳곳에서 폭발음과 총격 소리가 들렸다고 현지 방송이 전했다. 아프간 1TV는 밤이 되자 수도 곳곳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하고 외교관들과 아프간 관리들이 탈출을 위해 몰려간 공항 근처에서도 총격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한 구호단체가 운영하는 병원에는 이날 카불에서 80명의 부상자가 이송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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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남부 칸다하르 주를 점령한 탈레반 반군 전사들이 13일(현지시간) 정부군 차량을 몰고 거리를 달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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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이슬람 정부 구성할 것”



AP통신에 따르면 탈레반의 수하일 샤힌 대변인은 탈레반이 수도 카불로 진입한 뒤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이슬람 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대화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샤힌 대변인은 영국 BBC 방송과의 생방송 인터뷰에서는 향후 수일간 아프간에서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원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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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의 수하일 샤힌 대변인.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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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기대 부응하고 문제 해결해줄 것”



탈레반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문제를 해결해주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탈레반 정치국장인 바라다르는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탈레반의 승리는 비교될 수 없는 위업이지만 아프간 통치의 진정한 시험은 권력을 손에 넣은 지금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영방송 장악 후 대국민 담화…“평정심 유지하라”



탈레반은 아프간 국영방송도 장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 아라비야 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탈레반은 이날 카불에서 아프간 국영 TV를 장악한 뒤 대국민 담화를 통해 아프간인들에게 평정심을 유지하라고 촉구했다.



여성 인권 제약 우려엔 “히잡 쓰면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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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무장세력이 1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 대통령궁을 장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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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탈레반 대변인은 히잡을 쓴다면 여성은 학업과 일자리에 접근할 수 있고 혼자서 집밖에 나서는 것도 허용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입장 발표는 탈레반 정권이 들어서면 여성 인권이 제약되고 비인도적인 처우를 받을 것이라는 아프간 안팎의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아프간 현지 여성들은 탈레반이 다시 정권을 장악하게 되면 과거 탈레반 집권기(1996∼2001년)의 ‘인권 암흑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점을 두려워하고 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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