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서적 허락 없이 제작·판매 안돼"…법원, 하이브 가처분신청 인용

"BTS 콘텐츠는 하이브의 투자·노력으로 만든 성과"

"정당한 대가 지급하지 않는 것, 공정 질서에 반해"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하이브 신사옥© 뉴스1

(서울=뉴스1) 최현만 기자 =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 측이 자사 허락 없이 BTS 서적을 판매했다며 출판사와 회사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였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0부(부장판사 김정중)는 연예기획사 하이브가 A사와 대표 B씨를 상대로 "BTS 서적을 제작·판매하지 마라"고 낸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A사와 B씨는 문제가 된 BTS 서적의 한국어판, 영어판, 일본어판을 제작·판매해서는 안 된다"며 "의무를 위반하면 하루 1000만원씩을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이브 측은 A사와 B씨가 총 19만원에 달하는 BTS 서적 4권을 판매하면서도 자신들의 허락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해당 서적에서 BTS 구성원의 사진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이상이며 노래 가사와 인터뷰 내용까지 포함하면 50% 이상이다. 나머지도 대부분 BTS에 관한 내용이다.

이에 하이브 측은 "BTS 서적을 판매하지 말고 재고도 모두 폐기하라"며 7월 15일에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또 이를 위반하는 일수만큼 2000만원씩을 하이브 측에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하이브 측 주장을 받아들이면서도 서적 폐기 명령은 과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하이브는 BTS와 전속계약을 한 후 다양한 활동과 훈련을 통해 결속력과 잠재력을 향상시키고 인지도를 높였다"며 "하이브는 BTS의 음악·공연·방송 등을 기획하고 음원·영상 등 콘텐츠를 제작·유통하는 등 상당한 투자와 노력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BTS의 노래는 미국 빌보드 차트를 포함한 국내외 가요 및 앨범 순위에서 1위를 기록했으며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서 2억회 이상 재생됐다"며 "음원·영상 등 콘텐츠는 하이브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로 평가할 수 있고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의 영역에 속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통상적인 정보 제공의 범위를 넘어 특정 연예인에 대한 특집 기사나 사진을 대량 수록한 별도의 책자를 제작하면서 연예인이나 소속사의 허락을 받지 않거나 대가를 지급하지 않는다면 상거래 관행과 공정한 거래질서에 반한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하이브 측이 서적의 폐기도 요구했으나 가처분 절차에서 원상회복이 불가능한 폐기까지 명령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소명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폐기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재판부는 "A사와 B씨는 심문기일에도 출석하지 않고 별다른 답변도 하지 않았다"면서 "가처분 결정에 따르지 않을 개연성이 있다고 보인다"며 위반 시 강제금을 부여하기로 했다.

다만 위반일수 당 강제금은 하이브 측이 요구하는 2000만원이 과하다고 판단해 1000만원으로 정했다.
chm6462@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