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세력 확장으로 유럽서 난민 위기 재현 우려
11일 아프가니스탄의 한 도시에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깃발이 걸린 모습. [AFP=연합뉴스] |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최근 아프가니스탄의 안보 상황이 악화하면서 유럽연합(EU) 내에서 망명 신청이 거부된 아프간인들의 강제 추방 문제를 놓고 회원국 간 이견이 드러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노티스 미타라키 그리스 이주 담당 장관은 전날 망명 신청이 거부된 아프간인들을 자국으로 돌려보내는 것을 중단하면 "더 많은 사람이 EU로 오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과 전투를 벌이고 있어 안보 상황이 좋지 않다면서, 10월까지 석 달 동안 망명이 거부된 자국민의 강제 추방 중단을 EU에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스웨덴, 핀란드는 아프간으로의 추방을 중단했다.
반면 그리스를 비롯해 독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덴마크, 벨기에 등 6개 EU 회원국은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에 서한을 보내 망명 신청이 거부된 아프간인들의 추방을 중단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다만 독일과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 11일 아프간 내 충돌 상황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당분간 아프간인 강제 추방을 중단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노티스 미타라키 그리스 이주 담당 장관 [AP=연합뉴스 자료사진] |
오스트리아는 기존 입장을 유지한다고 밝혔고, 덴마크와 벨기에는 언급을 거부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아프간에서는 최근 미국, 영국, 독일 등 국제동맹군의 철군이 거의 마무리되면서 탈레반이 세력을 급속도로 확장하며 정부군을 수세로 몰아넣고 있다.
이에 따라 탈레반의 수도 카불 함락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많은 EU 회원국은 아프간 상황이 중동에서 유럽으로 100만 명이 넘게 밀려들었던 2015∼2016년 유럽 난민 위기를 재현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미타라키 장관은 "EU는 또 다른 심각한 난민 위기를 다룰 능력이 없으며 준비도 돼 있지 않다"라면서 EU는 그리스의 이웃 나라인 터키가 아프간에서 오는 사람을 더 맡을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kj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