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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지키면 호구?"…효과없는 방역정책에 뿔난 자영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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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장기화 속에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된 3일 오전 서울 광진구 한 상점에 정부의 방역 지침에 항의하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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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10일 오후 7시경 강남역 인근의 한 순대국 집에서는 방역 조치를 위해 설치한 투명색 아크릴 가림막 넘어 4명의 인원이 수다를 떨고 있었다. 수도권 방역지침 상 오후 6시 이후에는 3명이상 식사를 할 수 없었다. 해당 인원들이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 일어나자 가게 직원은 "2명씩 따로 계산하세요"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됐지만 여전히 확진자는 하루 2000명을 육박하면서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매번 강화되는 방역수칙을 잘 따랐는데도 확진자가 줄지 않아 정부의 방역 대책에 대한 신뢰는 이미 바닥인 상황이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방역 수칙을 어기는 등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효과없는 '정치 방역'"
12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987명으로 나타났다. 전날 2222명보다 235명 줄어들었지만 국내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날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정부는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해 5주째 시행 중이다. 비수도권에서도 3주째 3단계를 적용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에서 칵테일 바를 운영하는 A씨는 방역 지침을 지키지 않고 오후 11시까지 영업한다. A씨는 "정부가 확진자도 제대로 잡지도 못하면서 애꿎은 자영업자만 피해를 보고 있다"며 "'정치 방역' 말고는 설명한 재간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새벽까지 운영을 연장하면 아무래도 단속에 걸릴 수가 있지만 1시간 정도는 상관 없다고 생각해서 바를 운영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방역 거부' 움직임은 자영업자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홍모씨(33)는 "친구들 끼리 암암리에 10시 이후에 운영하는 술집 리스트가 공유되곤 한다"며 "에어비앤비 등 단속이 심하지 않은 곳에 단체로 술 마시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석모씨(33)는 "정부 정책에 따르면 내 집에서도 단체로 놀면 안되지만 과연 이를 지키는 사람이 누군가 싶다"며 "최근 지인들 모임에서 '정치 방역'이라는 말이 항상 나오곤 한다"고 전했다.

방송인 허지웅씨는 자신의 SNS에 "당장 현행 4단계가 확진자 수를 줄이는데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 된다"며 "이웃을 배려해봤지 결국 내 손해라는 허무맹랑한 생각을 퍼뜨렸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거다. 지키는 사람이 호구가 되고 지키지 않는 사람이 부끄럽지 않은 토대 위에선 그 어떤 방역도 성공할 수 없다"고 방역 시스템을 비판하기도 했다.

■"방역체계 개편 필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효과없는 방역체계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방역 조치에 대한 피로도가 누적된 데다 델타변이에 대해 기존 방역 체계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은 "델타 변이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아예 다른 바이러스"라면서 "우리 사회가 무엇을 목표로 코로나19에 대응해 나갈 것인지 8월 중에는 꼭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도 현행 방역대응 체계의 개선 가능성을 내비쳤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기존 대응체계에 부족한 점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면서 "델타 변이의 특성과 (거리두기 강화에도) 이동량이 떨어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방역 조치의 규제력이 약해서인 것인지, 아니면 피로감 등에 의해 국민 참여도가 떨어지고 있는 것인지 등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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