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광복절 악몽 되풀이되나…"감염 늘면 또 휴업" 자영업자 한숨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머니투데이

국민혁명당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문재인 탄핵 815 국민대회를 위한 전국 1460개 시민단체총연합 특별기자회견'을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시위 때문에 집단감염이 늘면 호텔은 또 휴업해야 합니다."

서울시청 인근 호텔에서 근무하는 양모씨(28)는 광복절 연휴(14~16일)를 앞두고 한숨을 쉬었다. 연휴는 특수를 누리는 시기이지만 몇몇 단체들의 시위 예고로 근심이 늘었다.

양씨는 지난해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호텔이 문을 닫아 1년 가까이 휴직한 경험이 있다. 양씨는 "아무래도 인근에서 시위를 하면 고객들이 오고 가며 시위단과 마주칠 수 있어 호텔 방역이 걱정된다"며 "지난해 광복절 시위처럼 집단감염이 늘면 호텔은 또 휴업 결정에 들어갈 수도 있다"며 말끝을 흐렸다.

광화문 인근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일하는 박모씨(29)도 다가오는 연휴 근무를 떠올리자 인상을 찌푸렸다. 박씨는 "집회 도중에 시위단이 와서 무작정 화장실만 쓰고 가는 경우가 많다"며 " 흥분한 사람들도 많아 '음료를 마실 때 외에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안내도 잘 따르지 않는다. 이럴 때는 단골 고객마저 방문을 꺼려 걱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때 아닌' 특수를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반기는 이들도 있었다. 서울 인사동의 한식당에서 일하는 40대 신모씨는 "방역 차원에서는 당연히 시위를 안 하기를 바란다"면서도 "다만 집회 시위 참가자들이 해산한 뒤에는 인근 식당·카페를 방문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매출에는 도움이 된다"고 했다.

신씨는 "국가 전체로 볼 때 시위는 당연히 막아야 한다"면서도 "요즘 현실은 그걸로라도 매출 타격을 메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전광훈 '1000만인 1인 시위'…민노총도 예고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대표로 있는 국민혁명당은 8·15 광복절 연휴 기간에 '1000만 국민 1인 걷기운동'을 하겠다며 대규모 집회·시위를 예고했다. 오는 14~16일에 실시되는 '1인 걷기운동'은 서울역~시청~동화면세점~세종문화회관 등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대규모 인원이 도심을 지나는 불법 집회임에도 전 목사 측은 시위단이 2m 간격을 띄우고 '1인 시위'를 하기 때문에 불법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규모 인원이 도심을 동시에 지나는 '변형' 1인 시위이기 때문에 불법성 소지가 크다.

그런데도 전 목사는 시위를 강행하겠단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는 12일 오전 서울 광화문사거리에 있는 동화면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걷기 운동'은 4단계 방역지침을 완벽하게 준수한다"며 "다수의 인원이 한 장소에 집결하지 못하도록 3일간 분산해 실시하며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집합 인원 없이 자유롭게 산책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3일 '7·3 전국노동자대회'를 연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도 연휴에 집회·시위를 예고했다. 11일 민노총은 오는 14일 서울과 부산 등 전국 13개 지역에서 8·15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서울에서는 서대문역을 기점으로 광화문, 시청, 서울역 등에서 1인 시위 형식으로 열린다.


경찰 "임시검문소 운영"…전문가 "변형 1인 시위는 접촉 쉬워"

머니투데이

국민혁명당원들이 지난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문재인 탄핵 815 국민대회를 위한 전국 1460개 시민단체총연합 특별기자회견'을 진행되고 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당 대표로 있는 국민혁명당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광복절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사진제공=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다 규모인 2200명을 넘어선 가운데 대규모 집회 시위가 잇따를 것으로 보이자 '방역 위기'란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에도 광복절 집회로 '2차 대유행'이 시작된 바 있어 '악몽'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찰은 광복절 연휴 기간 열리는 불법 집회·시위를 강행할 경우 엄중한 사법처리에 나서겠다고 했다. 11일 서울경찰청은 연휴 동안 41개 단체에서 총 316건의 집회신고가 들어와 금지통고를 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도 거리두기 4단계 기간인 오는 22일까지 서울 전역에 집회를 금지했다.

경찰은 불법 집회가 강행된다면 모이는 것부터 적극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불법 집회를 강행하면 법에 따라 해산절차를 진행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도심권을 중심으로 임시검문소를 운영할 것"이라며 "또 집회상황에 따라 종로, 사직로, 세종대로 등을 노선버스의 무정차 통과와 버스노선 우회 등 교통통제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시위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말 '1인 시위'라면 마스크를 잘 쓰면 된다. 하지만 시위에 몇 명이 모일지, 마스크를 잘 쓸지 알 수가 없어서 문제"라며 "인파가 모이는 과정에서 접촉이 쉽게 나올 수 있고 시위가 끝난 후에도 사람들끼리 모일 여지가 크다"고 했다.

이사민 기자 24min@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