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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가석방 D-1…'무노조 경영' 철폐 약속지킨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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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삼성전자 창사 52년만에 첫 노사 단체협약 체결

이 부회장, 지난해 5월 "무노조 경영 폐기" 약속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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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뉴스1 © News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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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삼성전자가 창사 52년만에 처음으로 12일 '노사 단체협약'을 체결하게 된 배경에는 가석방 출소를 하루 앞둔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해 5월 발표한 '대국민 사과'가 결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된다.

그간 삼성전자는 국내 최대 기업이자 글로벌 대표 전자업체로 성장하는 동안 '무노조 경영'이란 일각의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잘못된 관행은 과감히 폐기해야 한다"면서 쇄신론을 강조해왔고, 결국 지난해 5월 대국민 사과를 기점으로 삼성전자 노사관계의 새로운 장이 열리게 된 것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기흥캠퍼스에서 김현석 대표이사 사장과 삼성전자사무직노동조합을 포함한 4개 노조 공동교섭단과 첫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1969년 삼성전자가 창립된 이래로 공식적으로 첫 노사 단체협약이 맺어진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창립 이래 처음으로 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체결하며 상징적인 첫 걸음을 뗐다"고 평가했다.

특히 양측은 2020년 11월 상견례 이후 9개월간 성실한 교섭을 통해 처음으로 단체협약안을 마련하며 노사관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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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0년 5월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20.5.6/뉴스1 © News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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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업계에선 이 부회장이 지난해 5월 6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를 받아 나선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노사화합에 대한 쇄신 의지를 발표한 이후 삼성전자의 노사문화가 전향적으로 바뀌었다고 보고 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삼성의 노사 문화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다"면서 "이제 더 이상 삼성에서는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며 "노사의 화합과 상생을 도모하고 건전한 노사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재계에선 삼성전자가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가 이뤄지기 전까진 '무노조' 혹은 '비노조'라고 불릴 만큼 임직원에 대해 높은 처우와 보상제를 실시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었다. 직원들이 노동조합을 생각하지 못하게끔 만족스러운 대우를 해주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내용은 삼성전자가 2011년에 공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상에도 등장한다. 당시 삼성전자는 노사관계 정책을 소개하면서 "다른 경쟁사에 비해 우수한 근로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전 임직원이 자주적으로 노동조합을 조직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다가 지난 6월 발표한 2021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상에는 임직원과의 공식 소통 채널에 노사협의회 외에도 노동조합을 처음으로 표기하며 삼성전자도 공식적으로 노조의 존재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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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사가 12일 기흥캠퍼스 나노파크에서 창사 이래 첫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왼쪽부터 최완우 삼성전자 DS부문 인사팀장 부사장, 삼성전자노동조합 김성훈 위원장, 김현석 대표이사 사장,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진윤석 위원장, 한국노총 금속노련 김만재 위원장, 삼성전자구미지부노동조합 이재신 위원장, 삼성전자사무직노동조합 김항열 위원장(삼성전자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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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성은 노사문화 발전을 위한 측면에서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초청해 삼성 사장단 20명이 건전한 노사관계에 대한 특강을 들었다.

또 올해 5월에는 김동만 전 한국노총 위원장, 백순환 민주노총 전 비대위원장 등 양대노총 전직 위원장을 초청해 삼성전자·삼성물산 등 주요 계열사 인사팀장들을 대상으로 노사관계 특강이 이뤄진 바 있다.

실제 노조 활동이나 단체협약 같은 노사관계 변화는 삼성전자 외에 다른 계열사로도 확산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10일 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도 지난 1월 노조와 단체협약을 맺었고 7월에는 임금협약도 마쳤다.

재계에선 오는 13일 이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출소하면서 삼성이 과거의 잘못된 관행이나 해묵은 문제를 쇄신하는 작업에 더욱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2018년 2월 이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풀려나 경영에 복귀한 이후 삼성전자서비스센터 협력사 지원 8700여명 직접고용, 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보상 합의, 순환출자 해소 등의 난제를 잇따라 털어내기도 했다.

이 부회장도 지난해 1월 화성사업장 반도체연구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잘못된 관행과 사고는 과감히 폐기하고 미래를 개척해나가자"면서 본인이 꿈꾸는 '뉴 삼성'에 대한 쇄신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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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을 하루 앞둔 12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임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2021.8.1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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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21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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