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측 "대표 결정도 탄핵되는 것" vs. 이준석 "당대표 계속 흔드는 캠프" 발끈

[임경구 기자(hilltop@pressian.com)]
국민의힘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경선버스' 운전대를 강하게 잡으려는 이준석 대표 사이의 감정싸움이 거칠어지고 있다. 윤 전 총장 측이 이 대표에 대한 '탄핵'까지 언급하는 상황으로까지 치달았다.

윤석열 캠프 종합상황실 총괄부실장을 맡고 있는 신지호 전 의원은 11일 저녁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서 "당 대표의 결정이라고 할지라도,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것은 탄핵도 되고 그런 거 아닌가"라고 했다.

당 경선준비위원회가 오는 18일 주최하는 정책토론회 참석 여부를 놓고 양측이 실랑이를 벌이는 가운데, 윤 전 총장 측은 토론회를 서두르는 배후에 이 대표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 전 의원은 "공화국이라는 것은 권력자의 권력 행사를 자의적으로 하지 말라는 것 아니겠나"라며 "(토론회는) 제도적 근거도 없고, 전례도 없다"고 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의 몰락을 상징하는 '탄핵'까지 거론한 윤 전 총장 측의 반발로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측의 갈등은 더욱 가팔라졌다.

이 대표는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탄핵 얘기까지 드디어 꺼내는 것을 보니 (윤 전 총장의) 계속된 보이콧 종용과 패싱 논란, 공격의 목적이 뭐였는지 명확해진다"고 강하게 반격했다. 이 대표는 "대선을 앞두고 당 대표를 지속적으로 흔드는 캠프는 본적이 없다 했는데 알겠다"며 "모 유튜브 채널이 하던 말을 항상 그대로 하고 있다. 당보다 유튜버들과의 관계가 더 중요한가보다"고 했다.

이 대표는 특히 "캠프 내 주요한 직에 있는 사람들의 부적절한 언급에 대해 어떤 신속하고 적절한 조치가 있을지 보겠다"며 "경선 과정에서 당 내에서 이런 일이 터지면 어찌어찌 봉합해도, 본선에서 터지면 나락"이라며 사실상 신 전 의원에 대한 경질을 촉구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탄핵'까지 언급한 신 전 의원을 향해 "대선 캠프에 많은 분이 참여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잡음이 있기 마련이지만 금도가 있어야 한다"며 "캠프를 떠나라"고 일갈했다. 그는 "경선이 시작되기도 전에 당에 망조가 들게 하는 사람들은 있어선 안 된다"며 "탄핵이 그렇게 좋던가"라고 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신 전 의원은 이날 "(탄핵 발언은) 민주공화국의 기본 원리를 이야기 한 것이다. 이 대표를 겨냥하거나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다. 오해하지 않으면 좋겠다"면서도 "경선이 당과 각 후보 간의 원만한 협의를 통해 순조롭게 이뤄지기를 희망한다"며 이 대표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의 갈등이 지속적으로 벌어지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제1야당 대표로서 보수야권 전체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이 대표를 책망했다.

김 전 위원장은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은 제1야당으로서 야권이 어떻게 대권을 장악할 수 있는지 전략을 세우고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잡음 없이 가는 것이 중요한데 지금처럼 감정대립으로 가면 곤란하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외부 사람을 영입하는 것은 당내에 마땅한 사람이 없을 때 취하는 전략"이라며 "그래서 외부 사람을 영입하면 그 사람을 위해서 해줄 수 있는 뭔가를 당이 확실히 가지고 있어야 하는 데 그런 것이 전혀 안 보인다"고 했다.

이어 방송과 SNS 활동이 왕성한 이 대표를 향해 "당 대표는 말을 많이 하면 실수를 할 수밖에 없으니 가급적이면 안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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