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20대 여성이 모더나 백신을 맞은 후 숨졌습니다. 의료진이 환자가 숨지기 전 혈전증 증세를 확인하고, 백신으로 인한 부작용인지 확인하기 위해 질병관리청에 혈전증 검사를 요구했는데, 질병관리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유승현 의학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제주도에 사는 20대 여성 A 씨는 지난달 26일 모더나 잔여백신을 맞았습니다.
접종 닷새 뒤 혈전증 증상이 발생해 긴급 수술을 받았지만, 지난 7일 숨졌습니다.
여성이 숨지기 전 의료진은 중증 이상반응으로 신고하고, 관할 보건 당국을 통해 질병관리청에 일반 혈전증이 아닌, 백신 부작용인 혈소판감소성혈전증인지 검사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혈소판감소성혈전증은 주로 아스트라제네카나 얀센 등 아데노 바이러스 계열 백신에서 드물게 나타나는 부작용입니다.
그런데 질병관리청은 검사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안성배/제주특별자치도 역학조사관 : 모더나 백신 접종자라는 이유로 검체 접수가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았고 혈액응고자문단의 의견을 들어본 결과 검사가 필요 없다는 회신을 받았습니다.]
질병청은 해명 자료를 내고, 환자가 처음 병원에 내원했을 당시의 혈소판 수치도 검사 기준보다 높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SBS의 추가 문의가 이어지자 질병청 관계자는 "내원 이후에는 혈소판 수치가 기준 이하로 더 떨어진 건 맞다"고 답했습니다.
미국에선 모더나 백신도 접종 뒤 혈소판감소성혈전증으로 사망한 사례가 보고된 바 있습니다.
보건 당국은 숨진 여성 사례의 심층 역학조사를 마치는 대로 백신 접종과 사망 간의 인과성 평가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유승현 기자(doctor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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