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혼자 둔 3살 딸 사망…엄마에 아동학대살해죄 적용 검토

사망 예상하고 외박했는지 추궁…엄마 "살해 의도 없었다" 부인

순찰차 [연합뉴스TV 캡처.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남자친구를 만나러 집을 나가 외박을 한 사이 혼자 방치된 3살 딸을 숨지게 한 30대 엄마에게 경찰이 아동학대살해죄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A(32·여)씨에게 형량이 더 무거운 아동학대살해죄를 적용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은 전날 오후 A씨를 상대로 한 조사에서 최근 딸 B(3)양을 빌라에 혼자 두고 외박했을 당시 사망을 예상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그러나 A씨는 B양을 집에 혼자 둬 방임한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살해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통상 피의자가 피해자의 사망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했고 사망해도 어쩔 수 없다는 인식이 있었을 경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한다.

경찰은 살인보다 형량의 하한선이 높은 아동학대살해죄를 A씨에게 적용할 수 있는지 계속 보강 조사할 예정이다.

아동을 학대해 숨지게 한 피의자에게 아동학대살해죄가 적용되면 사형·무기징역이나 7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 하한선이 징역 5년 이상인 일반 살인죄보다 형량이 무겁다.

A씨는 최근 인천시 남동구 한 빌라에서 딸 B양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그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 사이 외박을 했다가 귀가한 뒤 숨진 딸을 발견했다.

당시 그는 B양만 혼자 집에 둔 채 하루나 이틀 정도 남자친구를 만나러 갔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사망한 B양을 보고도 곧바로 119에 신고하지 않고 재차 집을 나왔다.

그는 경찰에서 "딸이 죽어 무서웠다"며 "안방에 엎드린 상태로 숨진 딸 시신 위에 이불을 덮어두고 (집에서) 나왔다"고 진술했다.

A씨는 B양 시신을 방치한 채 자택에서 나온 뒤 남자친구 집에서 며칠 동안 숨어 지내다가 이달 7일 다시 집에 들어갔고, 당일 오후 3시 40분께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다.

경찰은 B양이 사망한 시점을 지난달 말이나 이달 초로 추정하고 있지만, A씨는 계속 관련 진술을 바꾸면서 조사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날 오후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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