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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흘린 터키에 '김연경 묘목' 갔다…"감사" 한글로 인사

중앙일보 고석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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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흘린 터키에 '김연경 묘목' 갔다…"감사" 한글로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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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대표팀 한국 주장 김연경과 터키 주장 에다 에르뎀(왼쪽사진). 터키 환경단체연대협회가 홈페이지에 올린 감사 편지. [에르뎀 인스타그램, CEKUD]

여자배구 대표팀 한국 주장 김연경과 터키 주장 에다 에르뎀(왼쪽사진). 터키 환경단체연대협회가 홈페이지에 올린 감사 편지. [에르뎀 인스타그램, CEKUD]


산불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는 터키가 한국 배구팬과 네티즌들의 묘목 기부에 한글 감사 인사로 화답했다. '배구 여제' 김연경(33·상하이)의 팬을 중심으로 네티즌들은 최악의 산불로 고통받는 터키에 묘목 보내기를 하고 있다.

9일 터키 환경단체연대협회(CEKUD)는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한글와 영문으로 "감사하다"며 "맡겨주신 묘목을 오랜 우정처럼 지켜주고 가꾸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국의 친애하는 친구 여러분, 생명의 원천인 삼림이 터키와 세계 여러 곳에서 불타고 있다"며 "당신은 우리에게 수천 그루의 묘목을 아낌없이 기부함으로써 지지를 보여줬다. 기여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재차 감사의 뜻을 표명했다.

[CEKUD 홈페이지 캡처]

[CEKUD 홈페이지 캡처]



한국 네티즌들의 '묘목 기부 행렬'은 지난 4일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한국과 터키의 8강전이 끝난 뒤부터 시작됐다. 당시 한국은 세계랭킹 4위의 강호 터키를 꺾고 9년 만에 올림픽 4강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경기에서 진 김연경의 옛동료 에다 에르뎀 주장을 비롯해 터키팀 선수들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최악의 산불로 고통받는 자국민들에게 올림픽 메달로 위로와 용기를 주고자 했던 노력이 수포가 됐기 때문이다.

지난 4일 2020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8강전 경기 뒤 터키 대표팀은 눈물바다가 됐다. AP=연합뉴스

지난 4일 2020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8강전 경기 뒤 터키 대표팀은 눈물바다가 됐다. AP=연합뉴스



한국 배구 팬 등 네티즌들은 이런 사정을 알고 터키 리그에서 활동했던 '김연경' 또는 '팀 코리아' 등의 이름으로 묘목을 기부하기 시작했다. 이 덕분에 김연경과 상대 팀 선수들 간의 우정은 화합의 정신으로 거듭났다. 김연경도 지난 6일 브라질전 뒤 취재진에게 "터키 산불 소식을 접하고 안타까웠는데 팬들이 묘목 보내기 캠페인을 해줘 감사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터키 남부에서는 대규모 산불이 열흘 넘게 이어지고 있다. dpa통신에 따르면 현지 당국은 최소 6곳의 산불이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산불로 터키 내 10만ha(약 3억250만평) 이상의 숲이 파괴됐다고 추산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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