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보육 종사자는 5주 간격…고3 학생은 3주 간격 그대로 유지
"생산 관련 실험실 문제 여파"…이달 1차 접종은 당초 계획대로 진행
모더나 백신 |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갈수록 확산하면서 백신 접종이 한층 중요해진 상황에서 모더나 백신 공급에 또다시 차질이 발생했다.
모더나사(社)의 사정으로 당초 이달 들어오기로 돼 있던 백신 물량의 절반 이하만 공급되는 것으로 조정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정부는 즉각 모더나 측에 항의하는 동시에 이달 중순 이후 진행될 2차 접종부터는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의 접종 간격을 기존 4주에서 6주로 한시적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 정부 "모더나에 즉각 항의…공식 대표단 파견해 공급 방안 촉구할 것"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모더나 측에서 백신 생산 관련 실험실 문제의 여파로 8월 계획된 공급 물량인 850만 회분보다 절반 이하인 물량이 공급될 예정임을 알려왔다"고 밝혔다.
추진단은 이어 "모더나사는 백신 공급 문제가 전 세계적인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공급 차질에 대해 사과하고 한국에 약속된 물량을 공급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우리 정부가 모더나와 계약한 백신 물량은 총 4천만회, 2회 기준으로는 2천만명 분량이다.
모더나 백신은 상반기 중에 11만2천회분만 들어왔고 7월 이후에는 234만3천회분이 더 들어온 상태다. 모더나 측은 지난달에도 생산 차질 문제로 공급 일정을 조정한 바 있는데 이달 6일 저녁 우리 정부에 공급량 변동을 통보했다고 한다.
추진단은 "우리 측은 모더나사에 즉각 항의하고,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을 대표로 하는 공식 대표단을 파견해 금번 공급 지연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하고 백신의 조속한 공급 방안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래픽] 코로나19 백신 국내 도입 현황 |
권덕철 복지부 장관 겸 범정부 백신도입 태스크포스(TF) 팀장은 "백신도입 TF 팀장으로서 금번 모더나사의 백신공급 차질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서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권 장관은 "추후 협의를 통해 모더나사의 백신 공급 일정과 그 외 백신 공급을 신속히 구체화하고 공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안내하도록 하겠다"며 " 9월 물량 중에 모더나 백신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50대-지자체 자율접종 대상자 등 접종 간격 변경 영향받을 듯
백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8∼9월 접종 계획 역시 영향을 받게 됐다.
추진단은 "이달 16일 이후 (화이자나 모더나 등) mRNA 백신의 2차 접종이 예정된 분들은 1차 접종일로부터 접종 간격을 6주까지 연장해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접종 간격이 각각 3주, 4주지만 앞서 예방접종전문위원회는 백신 공급 상황이나 의료기관 접종 여건 등을 고려해 필요할 경우 mRNA 백신의 접종 간격을 최대 6주 범위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26일 mRNA 백신을 맞은 뒤 이달 16일에 2차 접종을 받는 대상자부터 6주 간격으로 접종이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접종이 진행 중인 50대 연령층, 사업장 자체 접종 대상자, 지자체 자율접종 대상자 등이 포함된다.
추진단은 "이번 조치는 9월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라며 "고3 학생, 고교 교직원, 기타 대입 수험생의 경우에는 기존의 접종 간격을 유지해 수능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3 학생들과 고교 교직원은 기존과 동일하게 3주 간격, 고교 재학생을 제외한 대입 수험생 등은 4주 간격으로 1·2차 접종이 이뤄진다.
추진단은 또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등 교직원 등 교육 및 보육 종사자는 2학기 개학을 앞두고 최대한 빨리 접종을 받으실 수 있도록 1·2차 접종 간격을 5주 간격으로 조정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
추진단은 올해 11월까지 전체 인구의 70%를 대상으로 접종을 완료한다는 목표에는 차질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은경 추진단장(질병관리청장)은 "모더나 백신 공급 일정이 좀 변경되기는 했지만 9월 말까지 (전 국민의) 70% 대상으로 1차 접종하는 것과 11월 말까지 2차 접종을 완료하는 목표는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래픽] 백신 공급 차질에 따른 접종간격 변경 대상 |
◇ 다음 중 1차 접종하는 50대, 화이자·모더나 접종…"수급-접종관리 세심하게 준비"
추진단은 3분기 접종은 계획대로 차질없이 추진할 방침이다.
50대 연령층(1962∼1971년생)의 1차 접종은 예약 일정에 따라 이달 28일까지 이뤄진다.
이달 셋째 주(8.16∼22) 1차 접종을 하는 경우 지역에 따라 백신 종류가 달라질 전망이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 위탁의료기관에서는 화이자 백신, 그 밖의 비수도권 지역 위탁의료기관은 모더나 백신으로 접종이 진행된다.
다만 수도권 지역 중 모더나 백신만 접종하는 189곳은 모더나 백신으로 접종을 시행한다.
예방접종센터의 경우, 지역과 관계없이 화이자 백신으로 접종이 이뤄질 예정이다.
각 지자체에서 시행하는 자율접종 역시 이달 17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당초 일정대로 이뤄지되 전국의 예방접종센터에서 화이자 백신을 활용해 진행할 예정이다.
추진단은 "백신 수급과 접종 관리 등 세부 사항을 세심하게 준비하겠다"며 "대상자별 예방접종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자체, 의료계 등과 협의를 통해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모더나 백신이 국내에서 신속하게 유통될 수 있도록 일부 절차도 조정할 계획이다.
보통 백신은 국가출하승인 과정이 끝난 뒤에 국내 배송이 시작되지만, 질병청은 이번 주부터 배송되는 모더나 백신은 9월까지 한시적으로 국가출하승인 절차와 동시에 국내에서 배송하기로 했다.
질병청은 "국가출하승인 완료 전에는 백신 소분 상자를 개봉하거나 사용할 수 없다. 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위탁 의료기관 계약 해지 등의 조치를 할 예정"이라며 접종기관의 주의를 당부했다.
모더나 공급 차질, 인사하는 권덕철 장관과 정은경 청장 |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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