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매체 "독재자 손자와 사진-부친 특별수사국 퇴역-군부에 무기 판매"
"유엔 대사 차량 타이어 조작해 충돌사고 유발 계획…둘은 재정적 어려움"
군부 해임에 불복한 초 모 툰 주유엔 미얀마 대사가 저항의 상징 '세 손가락 경례'를 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군부 쿠데타를 비난한 유엔 주재 미얀마 대사를 노린 암살 계획이 미국 수사당국에 의해 적발된 가운데, 암살을 모의한 미얀마인들이 군부와 관련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8일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는 초 모 툰 유엔 주재 미얀마 대사와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 이같이 전했다.
앞서 6일(현지시간) 미 법무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뉴욕주 웨스트체스터 카운티 지역에서 초 모 툰 대사를 상대로 중상을 입히거나 살해하려고 공모한 혐의로 뉴욕 거주 미얀마인 표 헤인 툿(28)과 예 헤인 조(20)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법무부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에 무기를 판매하는 태국의 무기 거래상이 툿과 접촉, 대사를 공격할 청부업자들을 고용하도록 했다.
무기 거래상은 이후 조를 통해 툿에게 약 4천 달러(약 460만원)를 착수금 조로 송금했다.
툿이 고용한 이들은 대사 살해에 성공할 경우, 추가로 1천 달러(약 115만원)를 더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 모 툰 대사는 미얀마 군부가 2월 쿠데타를 감행한 이후 이를 비난하면서 국제사회의 제재를 촉구해왔다.
미얀마 군부는 그를 대사직에서 해임하고 유엔에 서한을 보내 군 출신을 신임 대사로 임명했다며 교체를 요구해왔다.
그는 4일 외신에 신변 위협을 받고 있다며 미국 경찰이 경비를 강화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미얀마 나우는 이번 암살 모의와 관련, 툿이 대사 사무실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한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후 무기상이 이를 알고 대사에 대한 공격을 청부하기 위해 페이스북을 이용해 툿에게 접근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소식통은 이번 암살 모의의 목적이 두 가지라고 말했다.
첫번째는 대사가 사임을 거부할 경우에 물러나게 협박하고 때에 따라서는 살해하도록 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군사정권에 대항하는 국민통합정부(NUG) 지원 자금이 어떻게 대사를 통해 흘러가는지를 알아내는 것이다.
이와 관련, 툿과 무기상은 대사가 타는 차량의 타이어에 손을 대는 방법을 모색했다. 대사가 차를 타고 가다가 충돌 사고가 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표 헤인 툿(왼쪽 사진 왼쪽에서 세번째)와 탄 슈웨의 손자(왼쪽 사진 오른쪽 끝), 예 헤인 조(오른쪽 사진) [미얀마 나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매체는 또 자신들이 입수한 사진에 툿이 미얀마의 악명높은 독재자였던 탄 슈웨 장군의 손자와 사진을 찍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툿은 최근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일자리를 얻기 위해 뉴욕 내 미얀마인 사회에 의지했다고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금 전달역이었던 조는 퇴역 군부 관리의 아들로, 미국에 오기 전까지 양곤에서 살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양곤의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조의 부친은 미얀마 특별수사국에서 근무했었다.
이 소식통은 "조의 아버지는 고위직은 아니었다. 저가 미국으로 공부하러 갔지만, 가족이 완전히 지원해주지는 못했다. 그래서 생활고에 힘들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초 모 툰 대사 암살을 청부하기 위한 자금을 제공한 무기상은 60세의 미얀마인으로 태국을 근거지로 활동하고 있다고 대사측 소식통은 전했다.
이 무기상은 방콕의 한 무기생산 업체와 관련이 있다고 덧붙였다.
미 법무부는 이 무기상이 미얀마 군부에 무기를 팔고 있다고 설명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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