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와 3위 결정전 마친 후 "사실상 오늘이 국가대표로 뛴 마지막 경기"
귀국 후 배구협회장 만날 계획…협회 "김연경과 공식적으로 이야기 나눈 건 없어"
[올림픽] 눈시울 붉어진 김연경 |
(도쿄=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한국 여자배구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살아있는 전설' 김연경(33)이 태극마크를 반납한다.
김연경은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세르비아와 동메달 결정전을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파리올림픽이 3년밖에 남지 않았는데 뛸 생각이 없나'라는 질문을 받고 "말하기가 조심스러운데, (대한민국배구협회) 회장님과 이야기를 나눠봐야 한다"라며 "사실상 오늘이 국가대표로 뛴 마지막 경기"라고 밝혔다.
파리올림픽 출전 여부를 넘어 앞으로 대표팀의 일원으로 활동하지 않겠다는 사실상의 '은퇴 선언'이다.
[올림픽] 올림픽 마친 김연경 |
만 17세이던 2005년 태극마크를 단 김연경은 16년 동안 여자 대표팀의 에이스로 맹활약했다.
2012 런던올림픽 4강,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8강, 2020 도쿄올림픽 4강 진출 등 굵직굵직한 성과의 중심엔 항상 김연경이 있었다.
세계 최고의 스타인 김연경은 항상 후배들의 귀감을 샀고, 한국 여자배구의 발전을 위해 고민했다.
김연경과 오랜 기간 대표팀 생활을 한 양효진은 "사실 대표팀 생활 초반엔 환경이 그리 좋지 않았다"며 "(김)연경 언니는 만 20살 때 내게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여자배구가 발전하고 환경이 개선된다'는 말을 했다. 어린 나이에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언니가 대단해 보였다"고 말했다.
[올림픽] 눈시울 붉어진 김연경 |
김연경은 대표팀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마지막 올림픽 무대로 삼은 2020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면서 '혹사'에 가까울 정도로 헌신적인 모습을 보였다.
김연경은 2019년 6월부터 한순간도 쉬지 않고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몸은 만신창이가 된 몸을 끌고 지난해 1월 도쿄올림픽 아시아 대륙예선에서 한국 대표팀의 올림픽 승선을 이끌었다.
당시 김연경은 복근이 찢어지는 부상을 안고 경기에 출전했는데, 대회 후 부상이 악화하면서 한동안 코트 위에 서지 못하기도 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대표팀 감독은 "김연경은 그냥 주장이 아니라, 한국의 리더이며 카리스마와 실력으로 항상 모두가 똘똘 뭉치게 하는 역할을 해준다"고 말했다.
이런 김연경은 도쿄올림픽을 마지막으로 대표팀에 작별 인사를 건넸다.
김연경은 자신의 국가대표 은퇴 소식을 알리며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울컥하기도 했다.
배구협회 관계자는 "아직 김연경과 공식적으로 이야기를 나눈 건 없다"고 밝혔다.
김연경은 귀국 후 오한남 협회장을 만나 국가대표 은퇴 의사를 전달할 계획이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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