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비대위 "1인 차량시위 했는데…경찰 조사, 위헌적" 비판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서울 여의도 국회 둔치주차장 앞에서 경찰이 자영업자들의 대규모 차량시위에 대비해 근무를 서고 있다. 2021.7.14 /사진=뉴스1

자영업자 단체와 일부 정치권이 지난달 서울 도심에서 열린 4단계 방역조치 철회 촉구 차량시위와 관련한 경찰 조사를 앞두고 "정부가 자영업자의 절규에 재갈을 물리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6일 입장문을 내고 "비대위는 거리두기 4단계를 규탄하고 생존권 보장을 주장하기 위해 지난달 14일과 15일 이틀간 서울 시내 1인 차량시위를 진행했다"며 "이에 경찰은 감염병예방법, 집시법 위반을 이유로 이날 김기홍 비대위 공동 대표를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감염병예방법의 입법 취지는 감염병의 발생과 유행을 방지하는데 있다"며 "우리는 입법취지를 살려 1인만이 차량에 탑승, 차량 간 거리두기를 철저히 지켜 감염병 유행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이를 위반했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거리두기 4단계에서 1인 시위 허용은 시위를 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라 방역을 지키며 헌법상 보장된 시위를 하라는 것으로 집시법 위반이 아니"라며 "경찰의 위와 같은 해석은 헌법상 기본권 제한의 경우 최소 범위에서 제한해야 한다는 '침해 최소의 원칙'에 반한다"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정부의 거리두기 4단계 조치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비대위는 "거리두기를 4단계로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연일 1500명이 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다는 것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더 이상 거리두기 조치가 작동되지 않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보건복지부는 고작 1000명에 불과한 국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국민 10명 중 8명이 거리두기 4단계 연장을 찬성한다고 하는 것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이는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라는 공무원의 자세가 아니라 본인에게 유리한 정책을 입안하기 위한 정치인의 행태고 전국 자영업자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정부가 백신 수급 및 접종률 향상에 실패했음에도 코로나19 확진자 폭증 책임을 우리에게 전가해 오는 8일 이후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비수도권 거리두기 3단계 조치가 연장 또는 강화될 경우 수도권에 국한된 지난 차량시위를 넘어 자영업자비대위 지부장 중심으로 전국 단위 정부규탄 차량시위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 소상공인위원장인 최승재 의원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서울 도심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차량 시위가 집시법 위반이라는 경찰의 판단은 자영업자들의 '살려달라'는 절규를 집시법 위반으로 조사하겠다는 것"이라며 "국민의 기본권인 집회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무력화하는 의도"라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생존의 위기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에게 4단계 방역 조치라며 가혹할 정도로 일방적 희생을 요구하는 정부를 향해 '살려달라'고 외치는 자영업자의 절규에 재갈을 물리는 정부와 경찰의 행태는 결코 국민에게 용서받을 수 없을 것"이라며 "자영업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지 말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자영업자들의 시위는 생존의 갈림길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전혀 없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며 "경찰을 동원한 수사로 자영업자들을 겁박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먼저 자영업자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과 지원 방안을 마련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