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EAS회의서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고수하며 미국 비난
남중국해 근해서 작전 중인 미 항공모함 루스벨트호 |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의 당사국인 동남아 국가들이 참가한 회의에서 자국의 영유권 주장을 고수하며 미국의 '항행의 자유' 작전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5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화상으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 회의에서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사실(팩트)', '법률(국제법)', '공통인식', '역내 국가'에 대한 이른바 '4개의 존중'을 하자고 제안한 뒤 남중국해에 군함을 파견하는 미국의 '항행의 자유' 작전을 비판했다.
왕 부장은 "개별 역외 국가는 오직 세계가 혼란에 빠지지 않을 것이 두려운 나머지 제멋대로 대량의 선진 군함과 항공기를 남중국해로 진입시켜 함부로 도발한다"고 말했다. '개별 역외 국가'로 표현했지만 사실상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중국과 아세안 국가들은 역외세력의 불량한 의도를 분명히 인식하고, 남중국해의 전반적인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고 역내 국가들의 단합과 협력을 파괴하는 행위에 대해 단호히 '아니오'라고 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동시에 우리는 이 역외 세력에 고(告)한다"며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역내 국가들의 노력을 진정으로 존중하고, 다시는 남중국해에 검은 손을 뻗지 말라"고 역설했다.
중국은 매년 수조 달러 규모의 해상운송이 행해지는 남중국해의 대부분이 자국 수역이라고 주장하며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동남아 국가들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국제상설재판소(PCA)는 2016년 중국이 남중국해에 설치한 9개 해양구조물을 모두 간조노출지나 암초로 판단하면서 중국이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그어 90%가 영해라고 주장하는 것은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왕 부장이 발언한 EAS 외교장관 회의는 통상 가을에 열리는 EAS에서 정상들이 논의할 의제를 사전 조율하는 자리다. EAS는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 미국, 러시아 등의 정상이 동아시아 역내 전략적, 정치적 현안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정책대화의 무대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 |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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