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정·김 '범죄기록 공개' 협공…이재명 "동료애의 문제"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윤지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만나는 길목마다 정면충돌하며 파열음을 내고 있다.
지역주의, 무능론 등 곳곳에서 타오른 불씨는 이 지사의 음주운전 전력과 '경기도 100% 재난지원금' 지급, 지사직 유지 문제 등 동시다발로 옮겨붙은 모습이다. 특히 이날은 음주운전 문제를 놓고 비이재명 주자들의 협공에 이 지사가 정면 반박하는 등 전선이 고조됐다.
지난달 28일 '원팀 협약' 이후 잦아드는가 했던 막말 공방도 되살아나면서 급기야 이 지사 측은 이낙연 캠프 인사를 당 선관위와 윤리감찰단에 신고하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다.
실내체육시설 지원 간담회 앞서 볼링장 둘러보는 이낙연 후보 |
◇ 이낙연 측 "간접살인 상습범" 음주 재범 의혹 제기
이낙연 캠프의 배재정 대변인은 3일 논평을 내고 "이재명 캠프로부터 발화한 불똥이 진화되기는커녕 계속 번지고 있다. '음주 재범' 주장이 나왔다"며 "한 번의 음주운전도 있을 수 없는 일이거늘 '간접 살인' 상습범에게 국가를 맡길 순 없다"고 비판했다.
정운현 공보단장도 페이스북에서 '음주운전 옹호' 발언을 한 이재명 캠프의 대변인이 전날 사퇴한 것을 거론, "모르긴 해도 이재명 지사의 음주운전 전력을 재소환해 이 지사의 '역린'을 건드린 탓이 아닐까 싶다"고 비꼬았다.
이 지사의 '경기도민 재난지원금 100% 검토'에 대한 공세도 계속됐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한국교총과의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국가 지도자가 되려는 분이라면 국민 전체를 생각하는 안목도 가졌으면 좋겠다"며 이 지사의 재난지원금 구상을 비판했다.
이낙연 캠프 내부에서는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 비교, 이 지사의 지사직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연일 나오고 있다.
박래용 캠프 대변인은 논평에서 "경기도청이 기본소득 홍보에 쏟아부은 돈이 총 34억원"이라며 "경기도 예산이 이 지사의 현금자동인출기냐"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왜 그렇게 한사코 경기 지사직을 유지하려 하는지 그 이유를 알겠다. 기본소득이 어떻게 도정홍보 사안인가"라고 비난했다.
주택 250만호 공급 공약 발표하는 민주당 이재명 대선 예비후보 |
◇ 이재명 측, '이낙연 입' 신고…이재명 음주운전 협공에 "동료애의 문제"
이 지사 측은 대대적 반격에 나섰다.
이재명 캠프는 이날 이낙연 캠프 수석대변인인 오영훈 의원을 당 선관위와 윤리감찰단에 각각 신고했다.
캠프는 보도자료에서 "오 의원은 논평 등을 통해 이재명 후보가 경기도 차량, 비용을 이용해 불법 경선운동에 참여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근거 없는 음주운전 추가설, 언론 길들이기 루머 등은 '묻지마 네거티브'의 단적인 예"라고 비판했다.
캠프 수석대변인인 박찬대 의원은 논평에서 "이재명 후보는 공무 일정 이외의 비용은 전액 정치자금으로 집행하고 있다"며 "이낙연 후보는 허위사실을 공표한 데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고 압박했다.
이 지사 측은 음주운전 전력은 2004년도에 한 번 있었고 추가 전력은 없다며 이 역시 '아니면 말고 식'의 흑색선전이라고 반박했다.
이 지사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변명의 여지 없이 음주운전한 사실은 반성하고 사과드린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면서도 "이것(음주운전 추가설)도 동료에 대한 최소한의 애정에 대한 문제다. 전과기록은 다 제출돼 있다"고 정면 반박했다.
이 지사는 또 '도청 홍보비로 언론 길들이기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그런 것을 두고 침소봉대, 견강부회라 한다. 네거티브를 해도 상식선에서 했으면…"이라고 했다.
캠프 총괄특보단장인 안민석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 "이 지사의 음주운전은 20년이 지난 일이다. 공직 전에 일어났고, 잘못했다고 수차례 사과한 사안"이라며 "대변인의 설화를 갖고 이 지사의 과거를 소환하는 것은 과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
◇ 비이재명계 '추가 음주운전설' 협공…클린검증단 공조
정세균 전 총리가 지난달 28일 처음 제안한 당내 '클린검증단' 설치에 이 전 대표와 박용진 의원이 이날 전격 가세했다.
공교롭게도 타이밍이 이 지사의 추가 음주운전 의혹과 맞물리는 바람에 당 일각에서는 이 지사를 겨냥한 검증기구 마련에 세 후보가 뜻을 함께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김두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과거에는 음주운전 초범의 경우 70만원이 일반적이고 재범, 취소 수준의 폭음, 사고가 150만원이라고 한다"며 "이재명 후보의 음주운전 (벌금) 150만원이 이상하다는 제보가 계속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어제 관련 댓글에서 (제기된) 상당수 의혹이 (이 지사가) 재범 아닌가 하는 것인데다 이미 이낙연 후보까지 재범에 대한 논란을 지폈다"며 "100만원 이하 모든 범죄기록을 공개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정 전 총리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두관 후보의 제안에 즉각 화답한다. 음주운전을 비롯한 100만원 이하 모든 범죄기록 공개에 동참하겠다"며 "김 후보도 클린검증단 설치에 화답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 전 대표는 "당내 검증단 출범에 찬성한다"고 했고, 박용진 의원도 "필요하면 누구나 검증에 응해야 한다.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며 찬성 입장을 냈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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