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가 3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오른쪽)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를 방문해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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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언론법 개정안이 언론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염려가 큰 상황에서 여권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언론관'이 여권 내부에서 이슈로 떠올랐다. '지역주의' 논란을 촉발한 언론을 고발한 것에 대해 과도한 조치라는 지적이 나왔고, 이 지사가 경기도 홍보예산을 활용해 언론사 보도 내용에 따라 '보도통제'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지사 측은 당내 경쟁후보들이 제기한 '언론 통제' 프레임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고 설파했다.
이 지사는 지난 2일 충북 지역 기자간담회에서 "언론이라는 이름으로 팩트를 고의적·악의적으로 왜곡하거나 유포하는 것은 반드시 제재해야 한다"며 "5배로는 약하다. 고의적·악의적 가짜뉴스를 내면 (해당) 언론사를 망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물론 언론단체, 국회 입법조사처, 소관부처에서도 민주당이 추진하는 허위·조작 등 보도에 대해 최대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규정한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법' 개정에 대해 우려가 나오는 상황인데, 이 지사는 오히려 배상 수준을 더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정치·경제 권력자들에 대한 비판적 보도에 대한 '재갈 물리기'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배상액 상향을 주장한 이 지사에 대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측은 그가 경기 지역 언론들을 홍보예산 배분을 활용해 우호적 언론과 비우호적 언론에 차별을 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낙연 대선캠프의 박래용 대변인은 "언론계에선 경기도가 막강한 홍보비를 통해 언론사를 통제하고 있다는 소문이 오래전부터 파다했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협조 요청, 찬양, 우호적인 기사를 몇 건 썼는지를 집계하고 그 통계를 토대로 언론사별 홍보비를 책정한다는 것"이라며 "반대로 비판 기사를 쓴 언론사는 홍보비를 삭감하는 등 차별대우를 한다는 말도 공공연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사실이라면 5공 시절의 '보도 지침'을 능가하는 '경기도판 보도 통제'"라며 "돈으로 언론을 줄 세우고 길들이는 것은 그보다 훨씬 교묘하고 음습한 보도 통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지사가 2019년부터 지난 6월까지 언론사 등에 집행한 연평균 광고액이 175억원이고, 이는 전임 남경필 전 지사의 연평균 홍보비(120억원)보다 45%가 늘었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가 도지사의 지위를 이용해 본인에게 유리한 여론 환경을 조성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재명 캠프는 "'5공 보도 지침' 이런 것을 견강부회, 침소봉대라고 한다"고 반박했다. 강선아 대변인은 "근거나 물증도 없이 뒤에 숨어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것은 뿌리 뽑아야 할 악행"이라고 주장했다. 과도한 대선용 홍보비 지출이라는 비판에 대해선 이 지사가 직접 해명했다.
그는 "경기도는 17개 광역시도 중 1인당 홍보비가 끝에서 두 번째로 적다"며 "다른 시도의 평균 예산은 1인당 3800원, 경기도는 1800원"이라고 말했다. 또 "예산총액 대비 홍보예산비율, 홍보예산 대비 언론홍보비비율이 17개 시도 중 10위권으로 중·하위에 속한다"고 덧붙였다. 홍보예산 자체가 다른 광역단체에 비해 많지 않다는 점으로 논점을 돌렸다.
이런 이 지사 측 주장에 맞서 통제 여부의 진위를 파악하려면 경기도가 언론사별 집행한 홍보비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 민주당 소속 신정현 경기도의원은 본인 페이스북에 도청에 언론홍보비 자료를 오랫동안 요구해왔고, 최근에 받은 자료는 부실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각 언론사들이 (공개) 대상이 되는데 언론사들도 이에 대해선 영업상 기밀이고 그런 측면에서 밝히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 도의원) 요청에 따라 일부 주요 매체에 대해서는 이미 공개한 바 있다"고 반박했다.
일각에선 이낙연 전 대표를 비롯해 정세균·추미애 등 대선 예비후보들도 민주당이 추진하는 언론법에 공감하는 상황에서 마치 이 지사만 언론관에 문제가 있다는 것처럼 지적하는 것에 대해 '내로남불'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채종원 기자 /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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