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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F-35 예산 전용' 비판에 방사청 함구…정치권력 눈치 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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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차 추가경정예산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북한 김정은 정권이 두려워한다는 스텔스 전투기 F-35A 도입 예산 등 국방비 5,629억 원을 감액했습니다. 2차 추경이 코로나19로 시름하는 사람들을 돕는 재난지원금에 충당될 텐데 국방비 삭감해서 이를 메꾸는 것은 선거와 표만 의식한 포퓰리즘이란 비판이 야당과 보수 매체들을 중심으로 일고 있습니다.

맞는 지적일까요? 국방비 빼서 재난지원금에 쓴다는 주장 자체는 맞습니다. 하지만 국방비 5,629억 원 대부분은 온전하게 국방비로 잡혀 있다 한들 연말이면 불용(不用) 처리될 돈입니다. 쉽게 말해 이런저런 사정으로 남는 돈입니다. 예산 삭감돼도 F-35A를 비롯해 무기 도입 사업에는 하등 지장이 없습니다.

이쯤 되면 방사청은 "국방비 삭감액으로 추경 마련한다"고 주장하는 정치인과 매체를 향해 악의적 보도와 주장이라며 한소리 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런데 방사청은 입을 다물었습니다. 안보가 정치에 이용돼 안보 불안을 부추기고, 정부의 안보 불감증으로 잘못 인식될 수 있는 부당한 지적에 방사청은 그 흔한 입장자료 한 장 내지 않고 있습니다. 무책임하게 방기하는 방사청의 무위(無爲),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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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공군 최고의 스텔스 전투기인 F-35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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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5A 연말까지 40대 모두 들어온다



코로나19로 미국도 전투기 생산라인을 정상적으로 돌리는 데 애를 먹었습니다. F-35A 인도가 조금씩 늦어졌습니다. 이에 맞춰 돈이 지급됐습니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현재까지 32대 들어왔습니다. 9월까지 4대, 12월까지 4대 더 들어옵니다. 연말이면 계획된 40대 모두 우리 군에 인도됩니다.

방사청에 따르면 F-35A 올해 예산은 1조 2,000억 원입니다. 현재 기준으로 약 1조 700억 원 집행됐습니다. 앞으로 연내 대략 300억 원 추가로 주면 됩니다. 총 1조 1,000억 원 소요되는 것입니다. 당초 예산에서 1,000억 원이 남습니다.

남는 돈 1,000억 원은 환차익입니다. 작년에 예산 산정할 때보다 올해 실제 환율이 떨어진 덕에 F-35A 예산이 1,000억 원 정도 남은 것입니다. 불용 처리돼 기획재정부 금고에 되돌아갈 돈 가운데 정부가 920억 원을 2차 추경예산으로 돌려 재난지원금으로 쓰겠다는 것입니다.

920억 원을 재난지원금으로 전용해도 F-35A 도입사업에는 전혀 영향이 없습니다. 지금 국면에서 재난지원금이 옳으냐 그르냐는 논쟁할 수는 있지만, "F-35A 살 돈 빼내서 재난지원금에 쓴다"는 지적은 억지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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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군의 패트리엇 지대공 요격미사일 발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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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식별장치는? 패트리엇 개량은?



감액된 국방비 5,629억 원에는 F-35A 예산 외에도 피아식별장치사업 예산 1,000억 원, GPS 유도폭탄사업 예산 380억 원, 패트리엇 개량 예산 350억 원 등이 포함됐습니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어제(2일)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환차익, 낙찰차액, 연내 집행 제한 예산으로 사업계획 변경과는 무관하다"며 "추경 감액으로 인한 전력화 계획에 영향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사업도 F-35A처럼 환차익이 생겨 돈이 남았거나, 코로나19 등으로 사업에 차질이 생겨 돈이 남은 것입니다. 여윳돈을 돌려 추경을 조성한 것이라 무기 확보에 전혀 이상 없다는 것입니다.

안보와 군은 굳건히 정치 중립적이야 합니다. 안보는 보수와 진보가 공유하는 가치입니다. 그럼에도 우리 정치권은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권력을 잡은 상대 진영을 안보에 취약하다고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안보와 군을 악용하는 일이 많습니다. "국방비 빼서 재난지원금에 쓴다"는 비판도 마찬가지입니다. 안보를 정치에 이용하는, 안보를 정치화하는 대단히 부적절한 처사입니다.

방사청은 마땅히 이에 엄정 대응해야 합니다. 하지만 방사청은 "기획재정부에서 보도자료를 배포하다 보니 방사청이 나서기에 부담스럽다"는 입장만 내놓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대단히 포괄적인 의견을 제시했을 뿐입니다. 명백히 해당 부처인 방사청이 행동할 때인데 조용합니다.

방사청이 야당과 보수 매체의 눈치를 본다는 관측이 아니 나올 수 없습니다. 평소에도 보수 세력에 친절했다면 모르겠는데, 정권 말기에 와서 이런 행태를 보이니 눈을 비벼 다시 주목하게 됩니다. 방사청은 군을 도와 안보를 다루는 기관입니다. 방사청이 상당 수준 문민화됐다지만 군과 마찬가지로 정치와 거리를 둬야 합니다.
김태훈 기자(onewa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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