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역주의로 정치적 선택 왜곡"
여권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충청 대망론에 대해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복안”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지사(오른쪽)가 지난 2일 오후 대전시 서구 둔산동 대전광역시청에서 열린 '경기도-대전시 공동발전을 위한 정책 협약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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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는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전 총장을 필두로 충청대망론을 언급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지역주의에 따라 정치적 선택이나 합리적 의사결정이 왜곡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며 이렇게 주장했다. 충청대망론은 충청도에서도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는 기대감을 표현한 말이다.
이 지사는 “DJ(김대중 전 대통령) 또는 노무현 대통령은 지역주의 극복위해 노력했고, DJ는 엄청난 피해를 본 게 사실”이라며 “그런데 최근에 점점 지역 이야기들이 선거에서 나오고 있어서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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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충청도 비하 발언"
이에 대해 충청권에서는 “충청대망론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영환(행정학박사)씨는 “호남과 TK지역은 선거 때 마다 몰표가 나오고, 그 힘으로 막대한 예산을 끌어와 지역을 발전시키고 있다”며 “수십년간 그 모습을 바라보며 그 힘을 가져 보자는 충청인의 바람이 모인 게 충청대망론”이라고 말했다.
강씨는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 정도로 충청대망론을 바라보는 발상은 외부의 인위적인 계략에 조종받아 충청도 민심이 결정되는 '아무 생각이 없는 충청도'로 비하하는 듯한 발언”이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6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찾아 묘비를 어루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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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민 A씨는 “충청 대망론은 ‘충청홀대론’과 직접 연결된다고 볼 수 있다”며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는 올인하면서 500억원 규모의 충남 민항 건설은 모르쇠로 일관하는 게 대표적 사례”라고 했다. 반면 또 다른 대전시민 B씨는 “이재명 지사의 충청 대망론 발언은 지역주의 문제를 지적했을 뿐 충청권을 비하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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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난 충청이 뿌리"
충청대망론 관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지난 6일 대전에서 열린 충청지역 언론인 간담회에서 “옳고 그르다 비판할 문제가 아니고, 지역민 정서”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였던 양승조 충남지사가 자신을 향해 ‘충청대망론을 언급하지 말라’고 지적한 것에 대해 기자가 질문하자 이렇게 답했다.
윤 전 총장은 또 “충청 출신 대통령이 되신 분이 없어서 충청대망론이 계속 언급되는 것 같다”며 “저희 집안은 충남 논산 노성면 윤씨 문중 집성촌에 뿌리를 두고 500년을 논산과 연기·공주 등지에서 살았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충청인께서 저에 대해 충청대망론을 구현할 인물로 생각해 주시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출신이다. 윤 전 총장 부친인 윤기중(90) 연세대 명예교수가 공주시 탄천면 장선리와 논산시 노성면 죽림리에서 거주했다. 행정구역은 공주와 논산으로 나뉘어 있지만, 이들 동네 간 거리는 2~3㎞에 불과하다.
양승조 충남지사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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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양승조 충남지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충청권에서 상당한 지지를 받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그렇지만 윤 전 총장이 충청권 대망론 적임자인지 아닌지에는 강한 의문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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