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대리비 아끼려는 마음에 음주운전 했을 수 있어"
하태경 "음주사고로 물의 일으킨 사람 대부분 부유층…서민 모독하는 발언"
박진영 이재명 캠프 대변인./사진=박진영 페이스북 캡처 |
[아시아경제 나예은 기자] 음주운전을 옹호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박진영 이재명 대선캠프 대변인이 2일 사퇴했다.
박 대변인은 지난달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세균 전 총리가 '음주운전 범죄 경력자의 공직기회 박탈'을 주장한 기사를 공유하며 "음주운전은 분명 잘못된 행동이지만 대리비를 아끼려는 마음에서 음주운전을 했을 수 있다. 가난이 죄라고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음주운전 전과자의) 사회활동을 막겠다는 것은 불공정한 이중처벌"이라며 "시장 열패자나 사회적 낙오자를 구제하는 게 진보의 기본정신이다. 한 번의 실수를 천형처럼 낙인찍겠다는 거냐"고 반문했다.
앞서 이 지사는 2004년 7월 음주운전으로 벌금 150만 원을 낸 전력이 있기 때문에 박 대변인의 글을 놓고 이 지사를 감싸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1일 전북도의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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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국민의힘 신인규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자기 후보 편을 들고자 하는 욕심이 있더라도 음주운전을 가난과 결부시켜 정당화하려는 것을 어느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는가. 해괴한 논리"라고 비난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2022년 대선 최악의 망언"이라며 "음주운전 전과자 이재명 지사가 대선에 출마한 것 자체가 코미디인데, 대변인까지 나서서 삼복더위에 국민들 염장을 지르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음주사고로 물의를 일으킨 사람들은 대부분 비싼 외제차를 모는 부유층이었다"며 "'가난해서 대리비 아끼려고 음주운전을 한다'는 것은 서민들을 모독하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캠프의 배재정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하루하루 버겁게 살아가는 어려운 서민의 애환을 말하는 것 같지만 실은 이재명 후보의 음주운전을 두둔하기 위해 억지 궤변을 늘어놓은 것"이라며 "'가난한 서민 코스프레'는 실패로 돌아갔다. 되레 음주운전 당시 이재명 후보가 경력 십수년의 변호사였다는 점만 도드라져 보인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일자 박 대변인은 "글을 올릴 당시 캠프 소속이 아니었고, 애초 지인들과의 의견 개진 목적으로 작성한 글"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게시물도 비공개로 전환했다.
그러나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박 대변인은 "대변인 직을 바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캠프에 누를 끼치지 않겠다는 의미에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재명 캠프도 이를 받아들일 것으로 전해졌다.
나예은 인턴기자 nye87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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