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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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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생필품인 집에 보유세 비정상…국민 돈 털릴까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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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국민의힘에 입당한 윤석열 예비후보(왼쪽)가 2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이준석 대표를 접견한 후 대선주자들의 완전 충전을 의미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야권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주택 보유세를 겨냥해 "생필품인 집에 세금을 이렇게 과세한다면 정상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전격 입당 후 사흘 만에 국회를 찾아 초선 의원들과 마주한 자리에서다. 그는 정권교체 과제 등에 대한 생각을 밝히고 당 지도부·당직자 등과도 접촉면을 넓히며 당심 잡기에 나섰다.

윤 전 총장은 2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초선 의원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세미나에 참석해 부동산 문제를 언급하면서 "아주 고가의 집이라면 모르지만 웬만한 집은 생필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도 (고가인) 벤츠 S600을 가진 사람에게 세금을 많이 (부과)하면 모르겠는데, 웬만큼 열심히 노력해서 소득세·간접세도 많이 내는데 세금을 때린다면 국민이 '조세가 정의에 부합하고 공정하다'고 생각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국민이 '돈이 좀 있어도 언제 이게 털릴지 모른다' '퇴직하고 나서 이제 100세까지 저축한 걸 갖고 살아야 하는데' 이런 식으로 불안해한다"며 "이런 부분은 바뀌어야 한다. 이게 어떻게 국가 정책이 되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도권 주택 공급과 관련해 "중요한 건 대도시"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수요가 많은 지역에 공급을 늘려야지, 수요도 안 되는 서울에서 50~60㎞ 떨어진 (곳에) 신도시를 만들면 거기에 회사가 있나, 뭐가 있나"라며 "지금 분당 사는 분들만 해도 서울 출퇴근이 굉장히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10년간 (재임)하는 동안 (서울시 내에) 새 물량을 거의 공급하지 않았다"며 "10년간 우리나라 GDP가 얼마나 늘었고 서울지역의 경제 발전이 얼마나 됐는데 여기에 새 물량이 안 들어온다면 집값이 오르는 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3주택 이상 보유한 임대사업자에 대한 대출·세제 혜택은 회수해야 한다는 의견도 견지했다. 그는 "며칠 전 휴대전화 번호가 공개돼 임대사업자 분들에게 문자폭탄 비슷하게 받고 있다"면서도 "그렇게 해서 시중에 물량이 나오면 자연적으로 주택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동개혁·연금개혁 같은 고질적인 문제 해결에도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며 문재인정부에 대해 "갈등을 조성하는 선거 전략으로 정치를 해왔기 때문에 해야 할 일을 하나도 안 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정부의 주요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은 "경제학에 족보도 없는 이론"이라며 "특정 세력의 이익을 보장해주기 위해 소주성으로 포장한 것이다. 저의가 있는 것"이라고 거칠게 비판했다. 이어 "너무 문제를 저질러 놔서 해결이 쉽지 않다"며 "이게 계속 반복되면 국가 기본이 무너지는 건 시간문제"라고도 했다. 이어 대권 도전에 나선 데 대해 "총장 퇴임할 때만 해도 이런 생각을 갖지 않았다"며 "개인적으로 보면 불행한 일이고, 패가망신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조만간 이 같은 주장들을 구체화한 정책 공약과 자신의 자문그룹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학계 전문가 위주의 정책 그룹이 물밑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정책을 내놓으며 비전 제시와 외연 확장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윤 전 총장은 이날 국회 본청과 의원회관을 돌며 당 소속 의원, 보좌진, 당직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평당원으로서 '신고식'을 자처한 것이다. 초선 의원들에겐 "정치 선배"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준석 당대표 등과 상견례 차원에서 만난 자리에서는 "그동안 격려해 주셨던 중도·진보에 계신 분들이 굉장히 섭섭해하실지는 모르겠지만 대승적 결단으로 이해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입당 과정에서 불거진 '지도부 패싱' 논란을 묻는 취재진 질문엔 "지도부와 충분한 소통하에 입당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원래 2일에 입당하는 것으로 사전에 양해가 있었는데 중간에 정보가 유출됐다고 해서 일정을 급하게 변경한 것으로 안다"며 "그렇더라도 다시 상의했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또 자신이 전남 방문 일정으로 부재 중일 때 기습 입당이 이뤄진 것을 두고 "이건 좀 의아하긴 했다"며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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