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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국민의힘 당원' 윤석열의 첫날...외연확장 말하며 '우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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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국민의힘에 입당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오전 국회 국민의힘 회의실 뒷면의 배터리 그림에 ‘완전 충전’을 의미하는 스티커를 붙인 뒤 이준석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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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국민의힘 사무처와 의원실을 한 바퀴 돌며 속전속결로 신고식을 했다. 윤 전 총장과 이준석 대표는 “정권교체” “대동단결”을 말하며 손을 맞잡았지만 당 지도부가 부재한 시점의 ‘기습입당’을 둘러싼 불편한 기류도 노출됐다. 새내기 당원으로서 처음 내놓은 메시지는 중도·진보를 향한 ‘당의 확장’이었다. 국민의힘에 터를 잡고 당밖을 집중공략하겠다는 뜻이지만 이날 페미니즘 등 각종 발언이 논란을 부르면서 보수적 인식이 도드라졌다. 외연 확장을 위한 구체적인 방향과 방법론도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이를 두고 당내 긴장도가 높아질 여지를 남겼다. 윤 전 총장 입당의 시너지 여부에 따라 그의 입당으로 충전된 국민의힘 ‘대선 배터리’의 효율이 판가름날 전망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국회를 찾아 이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를 만났다. 지난달 30일 이 대표와 김 원내대표가 각각 지역 방문 일정과 휴가로 자리를 비운 사이 전격입당해 ‘국민의힘 당원’으로서는 이날 처음 지도부를 마주했다.

이 대표는 “이제 ‘대동소이’가 아니라 우리 당 식구가 됐으니 ‘대동단결’, 우리는 하나라는 것을 강조하게 될 것”이라며 “윤 전 총장께서 (국민의힘) 경선버스에 탑승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이 대표에게 빨간 스티커 두 장을 건네받아, 회의장 벽면에 붙은 배터리 표시에 빈 칸으로 남은 두 칸을 채워넣었다. 윤 전 총장 입당으로 국민의힘 대선 배터리가 ‘완전 충전’됐다는 뜻이다. 윤 전 총장은 “예상보다 일찍 입당하게 됐다”면서 “정권교체를 확실히 해내도록 모든 걸 바치고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윤 전 총장의 매끄럽지 못했던 입당 과정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나왔다. 윤 전 총장과의 상견례를 앞둔 이날 오전 이 대표는 MBC라디오에 출연해 “(입당일 관련) 저는 다시 상의를 했어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면서 “형식에 있어서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 있다. 의아하긴 했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도 YTN라디오에서 “갑작스럽게 정식 입당을 하는 바람에 조금 이상한 모습이 연출되긴 했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스스로를 ‘정치초년생’이라며 몸을 낮추면서도 “국민의힘의 확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힘 초선 의원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에서 “국민의힘도 그간 많은 변화와 혁신을 해왔지만 비상식적 정권 연장을 막기 위해선 국민의힘도 기존의 이념과 정치철학을 조금 더 넓혀서 생각이 다소 달랐던 분들의 지지와 성원을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보수와 중도뿐 아니라 현 정권에 실망한 진보까지 넓게 만나고 그 분들을 다 세력화해야 한다”면서 “국민의힘에 제가 가담해서 더 넓은 중도, 진보의 분들과 손잡고 가는 게 대승적 차원에서 맞겠다고 생각했다”고도 했다. 당 입당과 함께 외부 확장 메시지에 집중한 것이다. 당의 혁신과 확장을 이끌면서 ‘야권 대표주자’로서 자신의 차별성과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 전 총장은 김경진, 송기석 전 의원을 캠프에 영입하는 등 호남과 진보·중도 인사들을 포섭하는 데 공을 쏟고 있다. 다만 어떤 어젠다로 진보와 중도층을 공략할지에 대해선 명확히 제시되지 않았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당시 후보가 던진 ‘경제민주화’처럼 진보·중도 표심을 흔들수 있는 ‘좌클릭’ 화두를 던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윤 전 총장은 당밖주자로 머물 당시 ‘반문재인’, ‘보수공략’에 메시지가 치중돼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혁신과 확장을 강조한 이날도 ‘부정식품’, ‘페미니즘’ 관련 발언으로 논란을 빚는 등 윤 전 총장의 보수적 시각이 부각됐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국민의힘 사무처와 보좌진협의회, 의원회관의 당 소속 국회의원 사무실을 차례로 돌며 인사했다. 그는 “많이 가르쳐달라”고 했다. 국민의힘 입당 여부와 시기를 못 박지 않아 당내 일부 비판도 불거졌던 만큼, 입당 이후엔 ‘국민의힘 대선주자’로서 빠르게 당과 융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유정인·심진용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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