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선 복원, 정상회담 확대해석 경솔…물리적 재연결 이상 의미 달지 말아야"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1일 "지금과 같은 중요한 반전의 시기에 진행되는 군사연습은 북남관계의 앞길을 더욱 흐리게 할 수 있다"며 8월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한 남측의 결정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며칠간 나는 남조선군과 미군과의 합동군사연습이 예정대로 강행될 수 있다는 기분 나쁜 소리를 계속 듣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합동군사연습의 규모나 형식에 대해 논한 적이 없다"며 "우리 정부와 군대는 남조선 측이 8월에 또다시 적대적인 전쟁연습을 벌려놓는가, 아니면 큰 용단을 내리겠는가에 대해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나는 분명 신뢰회복의 걸음을 다시 떼기 바라는 북남 수뇌들의 의지를 심히 훼손시키고 북남관계의 앞길을 더욱 흐리게 하는 재미없는 전주곡이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달 27일 남북 통신연락선이 전격 복원된 것을 계기로 일각에서 4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지금 남조선 안팎에서는 나름대로 그 의미를 확대하여 해석하고 있으며, 북남수뇌회담(남북 정상회담)문제까지 여론화하고 있던데 나는 때 이른 경솔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은 "단절됐던 것을 물리적으로 다시 연결시켜놓은 것뿐이라는 그 이상의 의미를 달지 말아야 한다"며 "섣부른 억측과 근거없는 해석은 도리어 실망만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남수뇌들이 직접 두 손을 맞잡고 공동선언과 같은 사변적인 합의를 만들어 발표한 후에도 북남(남북)관계가 바라지 않던 곡절과 파동을 겪고 위기에로 치달았던 지난 3년간의 과정을 돌이켜본다면, 내가 오늘 말하는 견해가 십분 이해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남북 통신연락선이 전격 복원되면서 통일부는 8월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군 당국은 훈련의 일정이나 규모, 방식 등은 정해지지 않았고 미국과 협의가 필요하다면서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더욱이 이날 한미연합훈련 가능성에 반발하는 김 부부장의 담화로, 정부가 향후 한미연합훈련을 조정하는 데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내정치적 이슈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앞서 김 부부장은 지난 3월에도 상반기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며 남북 군사합의서 파기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 대남 대화·교류 업무 담당 기구 정리까지 거론, 남북관계 파국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ykba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