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대결서 진지한 리더십…"선수들 간절함 크다"
'결정적 득점' 박정아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되는데 배구는 지면 안 돼"
[올림픽] ‘김연경, 기분 최고’ |
(도쿄=연합뉴스) 특별취재단 =우리 여자 배구 대표팀 선수들이 한일전과 올림픽 8강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주장 김연경은 한일전의 의미를 잘 알고 있기에 간절한 마음으로 경기한 덕분이라고 밝혔다.
김연경은 코트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한다. 이날은 웃음기를 싹 거두고 '진지한 주장'의 모습으로 팀을 이끌었다.
한일전이기 때문이다.
여자배구 대표팀은 3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배구 여자 A조 4차전에서 일본에 세트 스코어 3-2(25-19 19-25 25-22 15-25 16-14)로 승리했다.
5세트에서 12-14까지 몰렸지만, 막판 집중력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한국은 8강을 확정했다.
김연경은 "중요한 순간에 일본을 상대로 이겨 기쁘다"며 "마지막에 역전승했는데, 결국 팀워크였다. 선수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했기에 가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다들 간절한 것 같다"며 "왜 간절한지는 모르겠는데, 한일전은 많은 국민의 큰 관심을 받기 때문에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것을 선수들이 알고 있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다 간절하지 않았나"라고 설명했다.
[올림픽] 여자배구, 이제 8강 이다! |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김연경은 "애들이 정말 너무 열심히 한다. 다들 간절하다. 좋은 사인이라 생각한다"며 "13-14가 됐을 때 포기하지 않았다. 3연속 득점으로 이길 수 있었던 것은 결국 팀워크였다. 원 팀이 됐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승리 비결을 돌아봤다.
박정아는 13-14에서 듀스를 만드는 공격 득점을 내리꽂았고, 일본의 범실로 역전 매치포인트를 잡은 상황에서는 밀어 넣기 득점으로 경기를 끝냈다.
박정아는 "이대로 날아가도 괜찮을 것 같은 기분"이라며 "올라오는 공을 받을 사람이 저밖에 없어서 어떻게 해서든 득점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정아는 "한일전은 모든 선수에게 특별한데 도쿄에서,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일본을 이겨서 더 기분이 좋다"며 "일본에는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되는데 배구는 더 지면 안 된다"며 웃었다.
[올림픽] ‘김연경, 기분 최고’ |
경기 후에는 기쁘고 들뜬 기분을 만끽했지만, 코트에서 선수들은 사뭇 진지했다. 특히 김연경이 평소보다 더 진중했다.
김연경은 "일본전은 감정에 휩쓸리는 경기가 많다. 짜증 나는 느낌도 많이 난다"며 "감정 조절을 안 하면 일본전은 어렵기 때문에 웃는 것보다 마인드컨트롤을 하면서 한 점 한 점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연경 개인적으로는 2012 런던올림픽 3·4위전에서 일본에 패한 뼈아픈 기억이 있다. 그러나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이어 2020 도쿄올림픽에서 연달아 일본을 제압하면 설욕에 성공했다.
김연경은 "오늘 갑자기 일본을 이기면 2승 1패가 된다는 생각이 들더라"라며 "일본 여자배구가 잘하기도 하고 항상 부담이 있었는데 부담을 털어내고 이겨서 기쁨은 두 배 이상, 서너 배"라고 기뻐했다.
그러면서 "많이 성공했다. 결국은 중요한 순간에 우리가 이긴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일본 팀에 대해서도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경기력이 두 팀 다 좋았다"며 "수비가 질식 수비였다"고 높이 평가했다.
목표했던 8강 진출에 성공한 김연경은 "세르비아전을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지만, 8강 상대가 정해지면 그거에 맞게 준비해서 한 번 기적을 일으키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올림픽] ‘포효하는 김연경’ |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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