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슛오프 때 ‘쫄지 말고 대충 쏘자’ 했는데 운빨 좀 받았어요”[Tokyo 202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양궁 3관왕’ 안산 인터뷰

[경향신문]



경향신문

한국 양궁대표팀 안산이 30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2020 도쿄 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고 과녁에 사인하고 있다. 도쿄 |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상하게 경기 끝나면 더 긴장
지금 심장이 막 터질 것 같아
애국가 뭉클…원래 잘 울어요
엄마표 고추장찌개 먹고싶어

활을 든 안산은 ‘강철 심장’의 궁사였다. 한 발로 승부가 갈리는 슛오프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안산은 30일 양궁 여자 개인 결승에서 슛오프 끝에 금메달을 따 양궁 사상 첫 3관왕에 올랐다.

활을 내려놓은 안산은 보통의 대학생이다. “원래 잘 울어요. 영화 봐도 울고, 좋은 글 봐도 울고”라며 웃었다. 안산은 “막상 경기가 끝나니까 심장이 터질 것 같다”면서 “엄마가 해주는 한국 음식 얼른 먹고 싶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 애국가 울릴 때 눈물을 흘렸는데.

“(울먹이며) 몰라요. 갑자기 눈물이 차 올라서, 속으로는 계속 울지마 울지마 했는데….”

- 경기할 때는 전혀 긴장하지 않는 것 같았다.

“이상하게 경기가 끝나면 긴장된다. 지금 심장이 터질 것 같다. 3관왕 한 것도 너무 기쁘다.”

- 슛오프 두 번을 모두 이겼다.

“4강 슛오프 때 쏜 게 오늘 제일 마음에 들게 날아갔다. 속으로 혼잣말하면서 가라앉히려고 노력했다.”

- 무슨 혼잣말을 했나.

“쫄지 말고 대충 쏴(웃음).”

- 선배들이 먼저 떨어졌다.

“언니들과 함께 시상대 오르고 싶었는데 저 혼자 남았다. 언니들이 더 크게 응원해줘서 열심히 할 수 있었다.”

- 오늘도 김제덕 ‘빠이팅’ 소리가 컸다.

“목 아프겠다는 생각이 들더라(웃음).”

- 양궁 첫 3관왕뿐만 아니라 한국 대표팀 하계올림픽 단일 대회 첫 3관왕이다.

“개인전은 운에 맡기겠다 생각했다. 오늘 쏘면서 ‘나 오늘 운 좀 되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실감이 나지 않는다. 내일도 그냥 시합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다.”

- 여기까지 오는 동안 꽤 많은 일들이 있었다.

“지도자 선생님들이 다 잘해주셔서 제가 이번 시합 잘할 수 있었다. 너무 감사드린다.”

- 원래 긴장 같은 건 안 했나.

“그런 거 같다.”

- 평소에도 안 울 것 같다. 얼마 만의 눈물인지.

“한 2주일만? 여기 오기 전에 너무 힘들어서 울었다. 되게 많이 운다. 슬플 때, 영화 볼 때, 글 같은 것 봐도 그렇고.”

- 대회가 끝났다. 뭘 가장 하고 싶은지.

“한국 음식 먹고 싶다. 엄마가 끓여주는 호박 들어간 고추장찌개(웃음).”

도쿄 |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 [뉴스레터] 식생활 정보, 끼니로그에서 받아보세요!
▶ 경향신문 프리미엄 유료 콘텐츠가 한 달간 무료~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