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서울 종로 한 서점 외벽에 그려진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아내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 당초 적혀있던 '쥴리의 남자들' 등의 문구가 페인트로 지워져있다. /사진=윤슬기 인턴기자 seul97@asia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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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이른바 '쥴리 벽화'에 대해 여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30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철저한 후보 검증은 필요하지만, 부정확한 정보를 기반으로 한 개인의 삶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행위는 개인에게도 비극일 뿐 아니라 민주주의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인격 침해, 더 나아가 인격 살해 요소가 있는 이런 표현은 자제되는 것이 옳다는 데 (당 지도부는) 의견을 같이했다"라며 "표현의 자유도 존중돼야 하지만 금도를 넘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여권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비판에 가세했다. 이재명 캠프의 남영희 대변인은 전날(29일) 논평을 내고 "쥴리 벽화는 금도를 넘은 표현"이라며 "윤 전 총장의 아내라는 이유로 결혼 전의 사생활을 무분별하게 비판해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남 대변인은 다만 "결혼 전 사생활 조롱보다는 코바나콘텐츠 후원금 모금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등 정말 중요한 '윤석열 검사'의 아내 김씨에 대한 검증의 칼날을 날카롭게 해야 한다"며 사생활이 아닌 부분은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같은 날 오후 MBN 뉴스에 출연해 벽화 관련 질문을 받고 "조금 민망하고 말씀드리기 거북하다"고 언급했다.
29일 서울 종로 한 골목에 그려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 /사진=윤슬기 인턴기자 seul97@asia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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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벽화는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중고서점 외벽에 그려졌다. 이 벽화를 설치한 건 중고서점의 건물주 여모 씨다. 여씨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벽화는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 영역에 있다"며 "쥴리가 직접 등장하기 전까지는 철거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쥴리'는 이른바 '윤석열 X파일' 등에서 윤 전 총장 부인 김씨의 예명으로 거론된 이름이다.
벽화에는 금발 여성 얼굴 그림과 함께 '쥴리의 남자들' '2000 아무개 의사, 2005 조 회장, 2006 아무개 평검사, 2006 양 검사, 2007 BM 대표, 2008 김 아나운서, 2009 윤 서방 검사'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러나 벽화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비판이 거세지자, 여씨는 일부 문구를 페인트로 덧칠해 지웠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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