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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치 UNHCR 한국 대표 "예멘 난민, 한국에 도움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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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협약 체결 70주년…"강제송환 금지가 난민협약의 골간"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 "목숨을 걸고 도망쳐온 이들을 탈출한 곳으로 되돌려 보내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러지 않는 게 인도주의이자 유엔난민기구의 기본 정신입니다."

제임스 린치 유엔난민기구(UNHCR) 한국대표부 대표는 유엔총회 난민협약 체결 70주년을 기념해 3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연합뉴스

인터뷰 하는 린치 대표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미국 출신의 린치 대표는 1989년 유엔난민기구 태국 지부에서 법무 보좌관으로 시작해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중앙아시아에서 난민 업무를 맡았고, 유고 내전 당시에도 크로아티아에서 근무했으며, 2018년 한국 대표를 맡고 있다.

난민은 '도피해야 하는 이들'(People forced to flee)로 난민기구 상징물에 소개돼 있다.

"한국에서 대 난민 인식과 이미지가 나빠지고 있지만, 난민기구에 제공한 한국인 기부금 규모는 줄지 않는 상반된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아마도 단일민족이라는 한국의 문화적 특성에다, 항공이나 선박 이외의 수단으로 접근할 수 없는 지리적 특수성 탓에 난민을 생소하게 여기지만 한편으로 처지를 딱하게 여겨 이타심도 갖고 있는 게 아닌가 합니다."

린치 대표는 난민으로 인정받거나 인도적 체류 자격을 얻은 이가 모두 3천522명으로 전체 인구의 0.007%에 불과하다면서 수만 명이나 수십만 명이 아닌데도 반대 여론이 형성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캄보디아에서 36만명의 난민이 생겼는데도 평화롭게 해결됐고 일부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갔는데 한국이 떠들썩한 게 바로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니 아마도 집단으로는 처음이라 그러지 않았나 이해가 됐습니다."

그는 난민 신청 절차를 밟고 있는 예멘인들이 "분명히 한국 사회에 일자리를 잡아 일하면서 어떤 형태로든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으로 건너간 탈북자들은 어째서 중국 정부가 난민으로 대우하지 않느냐고 묻자 "중국 정부가 그들을 경제적 이유에서 넘어온 이주민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휴먼 라이츠 워치(HRW) 등 인권 기구와 유엔 기구들이 이들을 주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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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연말 기자 회견의 린치 대표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그는 키르기스스탄에서 난민 업무를 맡으면서 "난민이 더 생기지 않고 모두 평화롭게 지내 유엔난민기구가 사라지는 게 개인적 바람"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난민기구는 협약 체결 후 3년간 한시 기구로 활동할 예정이었다가 난민 문제가 끊이지 않고 이어지자 지금까지 존속하며 인도주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린치 대표는 33년간 업무 중 보람 있었던 일로 캄보디아 난민을 보호한 일을 비롯해 잠비아 난민, 이라크 쿠르드족 난민 업무를 봤던 것을 꼽았다. 옛 유고슬라비아 내전이 한창일 때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유고 난민 업무도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난민과 기업, 사회단체, 시민 활동가 등이 참여하는 난민 글로벌 포럼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난민 콤팩트(Global Refugee Compact) 활동이 활성화돼 세계적으로 난민 인식이 나아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ts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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