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일방적인 소통차단 제어 장치 없어
재발 방지·정치적 책임 묻는 목소리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25 전쟁 정전협정 체결 기념일(‘전승절’) 68주년을 맞아 28일 우의탑에 헌화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연합] |
남북 간 통신연락선이 13개월 만에 복원되면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넘어야할 고비가 산적해 있다. 서울 연락사무소와 북한 연락사무소 간 개시통화와 동해지구·서해지구 군통신선 시험통화 등 재개된 남북 통신연락선은 29일 오전에도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정부는 남북 연락채널 복원을 발판삼아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내리막길을 걸은 남북관계에서 분위기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일방적인 남북 연락채널 차단에 따른 상처는 고스란히 남아있다. 당장 북한이 작년 6월 폭파한 남북 개성공동연락사무소 처리 문제가 떠오른다.
남북 연락채널이 끊긴 동안 발생한 우리 공무원 피살 사건도 마무리가 필요하다. 전날 남북이 연락사무소 재건설을 추진한다는 외신보도가 나오자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당장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 씨의 유가족들은 정부에 북한 당국자와의 만남을 주선해달라고 요구했다. 청와대는 곧바로 외신보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지만, 향후 남북 협력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연락사무소 재건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북한의 되풀이되는 일방적인 소통 차단을 제어할 장치가 없다는 것도 과제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이 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설명하고 재발 방지, 연락사무소 기능 부활 등을 약속하지 않으면 향후 남북관계 진전은 국내 여론의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통일부는 북한에 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한 경제적 책임보다는 정치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현실적으로 법적 조치를 통해 경제적 배상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며 “적절한 시기에 연락사무소 문제를 포함한 남북 간 현안을 포괄적으로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북한이 극심한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한국과 대화를 지속해나갈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다. 킹스 칼리지 런던의 레먼 퍼체코 파도 교수는 미 정치전문매체 더 힐에 “북한이 한국에 대한 태도를 바꾸기로 한 핵심 이유는 심각한 경제상황 때문”이라며 “한국과의 관계개선은 가까운 미래에 원조와 백신뿐 아니라, 남북경협이 유지된다면 장기적으로 더 나은 경제적 전망을 뜻할 수 있다”고 했다. 문재연 기자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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