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하는 이준석 대표 |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박경준 이은정 기자 = 범야권 유력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이 가시권 안으로 접어들면서 내홍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당내 주자 진영에서 부글부글 끓는 모습이다.
그동안 장외 주자인 윤 전 총장에 당내 시선이 집중되는 상황에서도 내부 분란을 우려한 듯 겉으로는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며 표정관리에 나섰지만, 현직 당협위원장들까지 가세해 세력화에 나서자 쌓였던 갈등이 수면 위로 폭발하는 조짐이다.
당장 해당 당협위원장들에 대한 징계요구가 잇따르는 가운데 '김종인 배후설'까지 등장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 측 핵심 관계자는 26일 통화에서 "윤석열이 김종인 품으로 들어갔다"며 "비대위원장까지 지내셨던 분이 국민의힘을 비판하고 있는데, 그의 측근들을 캠프에 포진시키는 저의가 무엇인지 알쏭달쏭"하다고 촌평했다.
최근 여론조사상으로 지지율이 10%에 근접, 상승세를 이어온 최 전 원장 진영에서는 윤 전 총장에 대한 견제 심리가 최고조로 치닫는 분위기다.
최 전 원장에 대한 지지세력으로 분류되는 박대출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입당한 후에 돕든지, 탈당해서 돕고 다시 윤 전 총장과 들어오든지 택일하면 될 일인데 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지 모르겠다"며 "정당정치의 기본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유승민 전 의원 측도 통화에서 "현직 당협위원장들의 행태는 명백한 해당행위"라며 "추후 입당 여부와는 별개로 이 문제는 분명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오신환 전 의원은 전날 자신의 SNS에 "이준석 당 지도부가 당 소속 대선주자 캠프 활동만 허용한 지 며칠이나 됐다고, 꼭 그랬어야만 했냐"고 적으며 윤 전 총장측을 향한 불쾌한 심경을 표출했다.
하태경 의원은 본인이 직접 SNS 글을 통해 "정당 정치의 원칙이라는 것이 있다"며 "당사자들이 유감 표명과 당직 자진사퇴로 결자해지하고 수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사하는 윤석열 |
지도부조차 '친윤' 대 '반윤' 구도로 팽팽하게 갈리고 있다.
배현진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윤 전 총장 캠프 구성과 관련해 "당내 주자들에 대한 형평성 문제나 시비 논란이 없도록 국민이 납득하는 방향으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배 최고위원은 당내 주자인 홍준표 의원과 가까운 사이로 여겨진다.
정미경 최고위원도 당협위원장들을 향해 "조급해서는 안 된다. 당의 방침에 따라달라"고 거들었다.
반면 김재원 최고위원은 윤 전 총장을 '우군'으로 규정하며 "세부적으로 방법론이나 일정에 차이가 있더라도 너무 얼굴 붉히지 말고 동지임을 인정하고 돕자"며 에둘러 맞받았다.
이준석 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계파로 언급된 분들은 계파적 행동을 자제해서 다시는 그런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백해무익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특정인을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윤 전 총장 캠프에 합류한 당내 인사 등을 겨냥해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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