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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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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순간, BTS 노래 부탁했는데 안 나와 아쉽다” [Tokyo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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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9연패 양궁 여자 단체팀, 유쾌했던 대기록의 순간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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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장민희, 강채영(왼쪽부터) 등이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시상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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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탈락 아픔 이긴 강채영
대회 첫 2관왕에 오른 안산
흔들림 없는 ‘마무리’ 장민희
“압박? 선발전이 더 어려워”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 어렵다는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을 거친 뒤 진천선수촌의 고된 밤낮을 보내고 선 올림픽 무대. 그 어느 선수들보다 힘겨운 과정을 견뎌내며 선배들의 전통까지 지켜야 했던 젊은 궁사들은 아무도 울지 않았다. 유쾌하게 대기록의 순간을 마음껏 즐겼다.

강채영(25), 장민희(22), 안산(20) 등은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를 세트포인트 6-0으로 제치고 우승해 올림픽 9연패의 대업을 달성했다.

경기 뒤 시상대 위에서도, 기자회견장에서도 미소가 가득했다.

2016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가지 못하고 방황했던 강채영은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도쿄에서 결국 해냈다. 경기 내내 웃으며 활을 쏜 강채영은 “당시 선발전 이후 슬럼프를 겪었지만 그 뒤 내 실력은 한층 좋아졌다. 어떻게 경기해야 하는지 배웠고 그렇게 하다 보니 집중했다”며 웃었다. 금메달을 확정한 뒤 한국 ‘양궁 여자 아이돌’들을 축하하듯 양궁장에는 한국의 걸그룹 ‘블랙핑크’의 노래가 울려퍼졌다. 강채영은 기자회견에서 “사실은 BTS(방탄소년단) 노래를 틀어달라고 했는데 안 나와서 아쉽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막내’ 안산은 이번 대회 첫 2관왕에 올랐다. 전날 남자부 김제덕과 함께 올림픽 사상 첫 혼성단체전 금메달을 따낸 뒤 하루 만에 여자 단체전 금메달까지 목에 건 안산은 “단체전 금메달에 대한 욕망이 가장 강했다. 꿈을 이루고 셋이 다 같이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고 했다. 오는 30일에는 여자 개인전으로 이번 대회 마지막 경기에 나선다. 한국 양궁 사상 없었던 올림픽 3관왕에 도전할 수 있게 됐지만 ‘스무 살’ 안산은 “내 목표는 단체전 금메달이었다. 다 이뤘다”며 “개인전은 그냥 내 운에 맡기고 재미있게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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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주자였던 장민희는 경기 내내 안정적이었다. 6번 중 한 번은 10점, 다섯 번은 9점을 쐈다. 3세트 마지막 발에도 흔들리지 않고 9점을 쏜 장민희는 “마지막 발, 사실은 빨리 끝내버리자는 생각만 하고 쐈다”고 말했다.

한국 여자 양궁 선수들에게 이제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 돼버렸다.

이날도 외신 기자들은 ‘9연패의 기적’ 원동력을 궁금해했다. 너무나 편안하게 웃으며 금메달을 따낸 세 궁사에게 ‘압박감은 없었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선수들은 모두 국가대표 선발전을 제1 비결로 꼽았다. 대표 선발전의 아픔을 이미 경험한 강채영은 “대표 선발전에서 잘하는 사람을 거치고 거쳐서 정말 종이 한 장 정도의 실력 차로 뽑히고 올림픽에 오기 때문에 강해지는 것 같다”며 “선발전을 많이 해서 다들 이제 긴장은 되지 않는다. 올림픽이라 긴장되지만 선발전을 치른다는 생각으로 경기했다”고 말했다.

도쿄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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