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도전에 나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이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국대 앞 맛의거리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치맥 회동`을 하고 있다. 이날 회동에서는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여부를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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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지율 하락에 직면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5일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와 전격 회동하고, 캠프에 국민의힘 인사들을 대거 영입하며 조직 개편에도 나서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윤 전 총장은 불과 일주일 전 매일경제·MBN과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조기 입당에 대해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이후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자 국민의힘 입당을 위한 기초 작업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김병민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기자회견을 하고 캠프 개편을 발표했다.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사임한 후 이상록 대변인과 최지현·김기흥 부대변인 체제로 운영됐던 캠프 대변인실은 김병민 전 비대위원과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 이두아 전 한나라당 의원의 합류로 대폭 보강됐다. 언론 대응이 원활하지 않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언론 관련 경험이 많은 인사들과 전직 의원까지 넣은 것이다.
상근 정무특보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시절 비서실장을 맡았던 경험이 있는 이학재 전 의원이, 상근 정무보좌역엔 함경우 전 국민의힘 조직부총장이 임명됐다. 상근 대외협력특보는 국민의당 출신인 김경진 전 의원이 맡았고, 청년특보는 시사평론가 장예찬 씨가 맡는다. 캠프 상황실 총괄인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을 보좌할 부실장은 신지호 전 의원이, 기획실장은 박민식 전 의원이 맡았다. 김병민 전 비대위원은 "오늘 발표된 윤석열의 국민캠프에는 국민의힘 구성원도 있고, 과거 국민의힘에 몸담았던 인사도 있고, 정당에 소속돼 있지 않은 이름도 있다.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함께할 수 있도록 공간을 크게 연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병민·윤희석·함경우 등 인사들이 모두 '김종인계'로 분류되는 데 대한 질문에 김 전 비대위원은 즉답을 피하면서도 "김종인 전 위원장과 함께 몸담으면서 참여했던 많은 사람들이 윤석열 국민 캠프에 참여하게 된 상황을 보면 여러 가지 해석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나와 상의하고 그런 것은 전혀 없다"면서 "(측면 지원이란 얘기도) 안 맞는 얘기다. 각자 알아서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선을 그었다.
당 소속 인사들이 대거 캠프에 합류한 데 대해 이 대표는 초반엔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대표는 인선 발표 후 곧바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직전까지 종편 프로그램에 출연해 정치평론을 했던 이두아 전 의원과 장예찬 정치평론가가 캠프에 합류한 것을 비판하며 "유튜브에서 상품광고를 할 때 본인이 협찬을 받았음을 알리고 방송하는 것은 기본적인 예의"라면서 "지난 서울시장 선거 때도 그런 일이 있었지만 특정 캠프에 소속됐던 인사들이 중립적인 양 방송을 했던 것이라면 상도덕이 땅에 떨어졌다. 당 차원에서 방송사에서 앞으로 중립 객관성을 지키도록 요청하겠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오늘 선임되신 분들이 언제부터 캠프 일 했는지 업계에서는 이미 다 알려져 있었으니 각자 양심의 가책은 느끼셨으면 한다"고까지 말하며 윤 전 총장 측과 각을 세우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의 회동은 일단 화기애애하게 끝났다. 두 사람은 건국대 인근 치킨집에서 만나 얼굴이 벌게질 정도로 맥주를 마셨다.
이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회동을 사자성어로 표현하면 대동소이다. 공통으로 이루고자 하는 바를 위해 앞으로 나아갈 것"(이 대표) "제가 결정할 때까지 시간을 좀 가지고 저를 좀 지켜봐달라고 말씀을 드렸다. 우리 이 대표님하고 자주 뵙고 또 자주 소통하면서 제가 또 많이 배우려고 한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정권교체, 하겠습니다"(윤 전 총장)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인근에 살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번개'를 쳐 합류하기로 했으나, 최근 방역 4단계로 2인 이상 모임이 저녁 6시 이후 금지되어 있는 상황에서 만나는 것을 부담스러워한 듯 곧바로 취소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일단 윤 전 총장이 이날 이 대표를 만나 좋은 분위기를 연출하며 입당을 위한 기초작업을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입당 시기를 여전히 못 박지 않고 헤어지면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같은 '전격 입당' 그림은 만들어내지 못했다.
[박인혜 기자 /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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